오피니언 사설

[사설] 여성취업자 1,000만명 시대의 과제

지난 달 여성취업자가 991만8,000명으로 1,000만명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통계청의 발표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한 것을 말해준다.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중도 42.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현재의 추세라면 50%에 육박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러나 여성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임시직이나 일용직 및 무급 가족종사자로 일하고 있는 등 고용의 질은 낮기만 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이미 공무원 및 사법시험이나 교직에서 여성파워가 입증된 지 오래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은 정말 눈부시다고 할 정도다. 의회의원ㆍ고위직 임원ㆍ관리자ㆍ전문가 등 전문 행정직 관리직에 종사하는 여성은 183만6,0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자그마치 15만7,000명이나 증가해 남성의 증가 규모를 2.3배나 앞질렀다. 앞으로도 육아가 끝난 40대를 중심으로 취업이 더 활발할 것으로 보여 여성시대의 도래도 멀지 않다. 숫자상으로는 여성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내용면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정계나 장ㆍ차관 등 고위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생색내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취업 중인 991만8,000명도 55%가 임시 및 일용직이나 무급 가족종사자로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의 질 뿐만 아니라 남성의 60% 선인 임금 등 열악한 고용환경은 출산과 육아에 부담을 줘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보통신(IT)시대는 여성의 섬세함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여성의 사회진출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여 숫자만이 아닌 질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가속화되는데 이를 등한히 할 경우 출산율은 더욱 떨어져 국가기반을 흔들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여성에 대한 배려나 사회 안전망 구축은 근본적으로 통치자의 온정 및 인기주의가 아닌 정책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 사회도 여성인력은 값 싸게 사용할 수 있다는 낡은 관념을 버리고 국가건설의 동반자란 인식전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여성취업자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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