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29일]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정부 역할

C&그룹의 주력사인 C&중공업과 C&우방이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해 주채권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C&그룹은 그동안 그룹 자산과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자구노력을 기울였지만 독자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결국 채권단에 구조를 요청했다. 채권단은 오는 12월 초 이들 회사의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채권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C&중공업과 C&우방의 워크아웃 신청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에 민감한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한계에 봉착한 중소 조선업과 건설업체는 물론 자동차ㆍ석유화학 등 주력산업들도 구조조정의 회오리바람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연쇄도산 위험이 닥치기 전에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28일 기업재무구조 개선과 금융을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을 발족시켰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을 새로 만드는 게 아니고 불확실성을 제거해 시장의 신뢰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느냐이다. 건설과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은행을 중심으로 시행하고 있는 건설사 대주단협약, 조선업계의 패스트 트랙도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구조조정은 신속하고 과감히 이뤄져야 한다. 구조조정이 늦으면 늦을수록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해당 업체와 산업계는 물론 금융권ㆍ지역경제 모두 고통을 겪게 된다. 지금처럼 좌고우면하는 정부 정책으로는 칼바람 부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어렵다. 일부 당국자들은 부실이 드러난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졌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부실징후 기업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책임회피를 위한 변명과 핑계로 여겨진다.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시장과 기업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경제팀이 진용을 갖추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은 과감한 대책과 신속한 집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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