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경 스타즈 IR] 유한양행, 매출 1조시대 열어 제약 1위 굳힌다

다국적 제약사 신약 판매 급증<br>상반기 매출 22%↑ 4581억<br>원료의약품 수출분야도 호조<br>하반기 외형 고성장 이어갈 것

유한양행 직원들이 오창공장 앞뜰에서 삐콤씨를 하늘로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 달성에 나선다. /사진제공=유한양행

김윤섭


유한양행이 올해 국내 제약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최초 매출 1조원 클럽 가입과 1위 제약사의 꿈이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22.1% 성장한 4,581억5,9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92억8,100만원으로 전년보다 36.3% 늘었다.


이로써 업계 2위였던 유한양행은 매출 1위에 자리했다. 2위는 3,853억7,9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녹십자였다.

지난 46년간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킨 동아제약은 올 4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문의약품 기업인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 기업인 동아제약으로 분리돼 규모가 줄었다.

유한양행은 올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연간 매출 1위 타이틀은 따놓은 당상이다.

이렇게 되면 부동의 1위였던 동아제약을 누른 최초의 제약사가 된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현재 국내 제약사 매출 1위이며 외형성장도 가장 앞서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올해 가장 큰 이슈는 매출 1조원 돌파로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7,628억원)보다 31.1% 성장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유한양행도 올해 매출 목표는 9,200억원이라며 부담스러워하지만 시장에선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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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도입한 신약 제품의 활약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몇 년간 베링거 인겔하임, 화이자, 길리어드 등이 개발한 신약의 국내 판권을 들여왔다. 그동안 주력 분야였던 복제약(제네릭)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시장성 있는 신약을 배출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시장 반응은 적중했다.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혈압약 트윈스타, 당뇨 치료제 트라젠타ㆍ트라젠타듀오,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등 4개 품목만으로 회사 매출의 18.5%에 달하는 84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중 트윈스타는 발매 3년 만에 고혈압 치료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말부터 판매 중인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는 발매 전부터 오랫동안 검증된 안전성과 효능을 무기로 연 매출 1,000억원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뇨 치료제 휴물린과 트라젠타듀오, 항응고제 프라닥사 등도 하반기 돌풍이 예상되는 신약으로 꼽힌다. 최근에 원료의약품의 수출과 일반의약품 분야도 호조를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에 이어서 도입 의약품의 매출 증가와 원료의약품 수출 고성장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는 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상업 수출이 추가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신약 경쟁력도 향상되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은 신약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자체 개발 및 공동연구 과제 약 20여건을 진행 중이다.

주요 표적질환으로는 자체 신약 레바넥스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화기계 질환, 당뇨와 동맥경화증을 중심으로 한 대사ㆍ순환계 질환, 관절염과 호흡기계 질환을 중심으로 한 면역ㆍ염증성 질환, 항암제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은 "단기적으로 시장 지향적 개량 신약과 천연물 신약의 출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선진 제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혁신적인 합성 신약과 바이오 신약을 통해 글로벌 R&D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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