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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복합 점포인 광화문 NH농협금융플러스센터에 들어가자 10여명의 은행·증권사 직원들이 나란히 창구에 앉아 고객을 맞았다. 창구 직원들의 뒤편으로 NH농협금융플러스센터라는 로고를 가운데 두고 나란히 적혀 있는 NH농협투자증권과 NH농협은행의 이름이 보였다. 보기에는 일반 은행이나 프라이빗뱅커(PB)센터의 창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은행과 증권사 상담 구역이 분리 돼 있도록 규제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풍경이다.
5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은행과 증권업무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복합점포 NH농협금융플러스센가 서울시 세종로 동화면세점 10층에 문을 열었다.
광화문 센터는 PB지점과 자산관리(WM)지점, 법인고객지점 등 3개 지점의 통합형태로 구성됐으며 총 5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NH농협금융그룹이 업계 1위를 목표로 야심 차게 내놓은 센터답게 자산가 고객을 위한 1대1 상담 서비스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상담실을 갖췄다.
창구를 지나 마련돼 있는 다양한 크기의 상담실은 여성 고객을 겨냥해 전신 거울과 샹들리에를 설치한 곳부터 은은한 조명이 설치돼 호텔 분위를 풍기는 곳, 여럿이 둘러앉아 회의를 할 수 있는 상담실까지 다양했다.
무엇보다 이리저리 옮겨 다닐 필요없이 한 곳에서 은행과 증권업무 전문가와 함께 재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종이 서류가 필요없도록 설계된 이 상담실에는 TV 모니터와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가 두 대씩 마련돼 있어 증권사 직원과 은행 직원이 함께 들어가 고객에게 모니터로 포트폴리오 제안을 하고 추천 상품 설명과 가입까지 한번에 해결해준다. 전담 직원과 1대1 상담이 원칙이며 상담시간은 1시간 이상으로 넉넉하다. 한 직원은 "일반인들도 올 수 있지만 5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자산가들에게는 '신 재무설계소'인 셈이다.
과거에는 은행과 증권사는 출입문을 별도로 설치해야 했고 공동 상담실에서도 칸막이로 공간을 구분해야 했다. 사무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장과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동 상담을 불가능했다. 금융위원회는 규제개혁 일환으로 복합점포 도입 관련 규제 개혁을 추진했고 그 결과 칸막이 없는 복합점포가 설치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여전히 보험 판매가 안 된다는 점이다. 개점식에 참석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보험 업종은 설계사들 일자리 문제가 걸려 있어 대화를 통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은 광화문 센터를 시작으로 여의도와 강남 등 수도권에 3곳을 포함한 복합점포를 전국에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하나금융과 신한금융·KB금융·기업은행 등도 복합점포 개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앞다퉈 복합점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