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철새가 주는 경영담론

누구나 한번쯤은 무리 지어 하늘을 날아가는 철새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없이 날아가는 철새들은 한자리에 머무는 텃새와 비교되면서 어린 시절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철새들이 찾아와 서식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이들이 번성했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도 친숙해졌다. 천년을 산다는 두루미는 십장생 중 하나로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영물로 여겨져왔고 원앙은 부부 금실의 상징으로 민속에 뿌리내렸다. 철새에 대해서는 이익만 좇아 여기저기 옮겨 다닌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요즘같이 경쟁이 생활화된 시대에는 환경을 극복하고 도전하는 철새들의 지혜와 교훈을 깊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철새들의 이동을 살펴보면 먼저 철저한 ‘경제적 효율성의 원칙’이 존재한다. 영국의 조류학자 데이비드 랙(David Lack)에 따르면 철새의 이동은 사망률이라는 ‘비용’과 번식률이라는 ‘이익’ 사이에서 이익이 비용보다 더 클 때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철새의 이동에는 철저한 적자생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도중에 쉴 곳이 없는 바다와 호수를 건너야 하는 등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으며 중계지나 최종 목적지에 먼저 도착해야만 먹이활동과 번식에 유리한 자리를 선점할 수 있어 종족을 보전할 수 있다. 철새의 이동은 또 고도의 항공역학이라는 과학이 뒷받침하고 있다. 철새들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비행하기 위해 일렬이나 V자 형태로 무리를 지어 날아가거나, 기류를 이용해 연료인 체내 지방의 소모를 최소화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철새의 생존방식은 최근 우리의 경제활동과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금융보험산업을 예로 들면 국내 금융시장은 성숙단계를 넘어선데다 시장 참여자의 과다로 경쟁이 치열하고 심지어는 금융권역간에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을 감안하면 우리 금융기업들도 철새의 비상처럼 국내 시장의 좁은 테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무릇 변화하지 않으면 기회도 없으며 도전하지 않으면 성취의 기쁨도 없는 법이다. 우리 금융보험업계의 경영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박지성 선수, 팝 음악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한 가수 비와 같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