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리뷰] 발레 '라 바야데르'

금빛 印왕국 배경으로 화려한 춤의 향연


금빛 인도 사원과 왕궁을 배경으로 이국적인 화려함이 펼쳐진다. 대규모 출연진(150여명), 거대한 무대 세트와 화려한 의상(400여벌), 온몸에 황금 칠을 한 황금 신상(神像) 등이 어우러지며 발레의 진수를 유감 없이 보여준다. 오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는 인도의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舞姬) 니키아와 전사(戰士) 솔로르, 승려 브라민과 공주 감자티의 뒤엉킨 사랑과 질투, 복수와 용서를 춤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1막은 니키아와 솔로르의 파드되(2인무)가 볼 만하다. 솔로르를 두고 벌이는 무희 니키아와 왕국의 감자티 공주가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도 실감난다. 2막은 인도 왕궁의 화려한 색감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다채로운 춤으로 채워진다. 대형 코끼리(높이 2m)를 타고 등장하는 전사 솔로르와 감자티 공주의 결혼 축하연은 객석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 잡는다. 인도 궁중 무희들의 부채춤과 물동이춤, 앵무새춤, 전사들의 북춤, 남성 솔로 춤인 황금신상의 춤 등이 이어진다. 특히 최고의 테크닉으로 무장한 남성 1인무인 황금신상 춤과 주인공 솔로르의 과감하면서도 절도 있는 1인무에선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라 바야데르'의 압권은 3막 '망령들의 왕국'이다. 이 장면은 '백조의 호수' 호숫가 군무, '지젤'의 윌리들의 군무와 함께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최고 군무로 꼽힌다. 푸르스름한 조명과 저 멀리 달빛 아래 하얀 색 튀튀(발레리나의 옷)를 입고 스카프를 두른 발레리나들이 한 명씩 언덕 계단을 따라 천천히 무대로 내려온다. 총 32명의 무용수들이 모두 무대에 내려올 때까지 세 걸음 걷고 아라베스크(한쪽 다리를 뒤로 90도 들어올리는 자세)를 하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망령들의 왕국은 깊은 몽환 속으로 빠져든다. 니키아와 솔로르가 고도의 테크닉을 유감 없이 발휘하는 파드되가 무대를 수놓으며 '라 바야데르'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편 지난 17여년 동안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로 활동한 임혜경 씨가 이번 작품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인데, 지난 29일 개막일 무대에 섰던 임 씨는 2일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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