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핵심기술 빼돌렸다" STX중공업 사장·상무 구속 프로젝트당 예상 수주액 1兆7,000억 규모 기밀자료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두산중공업의 담수ㆍ발전 플랜트 최첨단 핵심 기술을 유출, 경쟁사인 STX중공업으로 이직하며 빼돌린 이 회사 사장과 상무가 전격 구속됐다. 이는 해외 유출이 아니라 경쟁업체인 국내 대기업 간에 발생한 초유의 사건으로 고위급 임원이 직접 관여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이제영 부장검사)는 9일 두산중공업에서 STX중공업으로 옮기면서 두산 측이 보유한 한 프로젝트당 예상 수주액 1조7,000억원 규모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및 영업상 비밀자료를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STX중공업 산업플랜트부 사장 구모(61)씨와 발전본부장 김모(54ㆍ상무)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 퇴사하면서 담수 관련 핵심 영업비밀인 다단증발법(MSF), 다중효용증발법(MED) 등의 설계 프로그램 및 절차서 등의 자료를 STX중공업 쪽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직 후에도 두산 측 직원을 통해 핵심 비밀을 빼내왔던 것으로 수사 결과 밝혀졌다. 구씨는 1981년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옛 한국중공업에 입사해 그동안 두산중공업 전무ㆍ부사장ㆍ기술연구원장ㆍ상임고문 등을 역임했고 김씨는 두산중공업에 부장으로 있다가 퇴직했다. 검찰조사 결과 구씨는 2004년부터 주요 자료들을 별도로 복사하거나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에 저장하고 상임고문으로 재직하던 2005년부터는 핵심적인 영업기밀 자료를 개인적으로 확보하는 등 치밀하게 기술유출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씨는 총 900여건에 이르는 자료를 유출했는데 여기에는 주요 플랜트 설계도면이나 입찰 관련 서류, 원가정보, 담수 플랜트 설계시 필요한 성능개선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있다. 구씨 등이 빼돌린 이 담수화 설비 기술은 두산이 20여년 동안 개발해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전세계적으로 5개 업체만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기술정보는 독자적으로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한 수준이며 STX중공업은 구씨 외에도 두산중공업 전ㆍ현직 임직원 20여명을 영입해 발전과 담수 플랜트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검찰이 확보한 STX중공업의 프로젝트 입찰준비 문서에는 두산중공업의 원자료에 있던 주요 데이터는 물론 일부 잘못된 표기까지 그대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구씨와 김씨 외에도 두산중공업 출신 STX중공업 관계자들이 전 회사에서 자료를 갖고 나와 부당하게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입력시간 : 2007/11/09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