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은 더디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계속 간다(?)’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및 소비자기대지수 등 경기지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주식시장은 다시 1,000포인트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기대했던 수준만큼 경기회복이 진행되지는 않지만 “더 이상 나빠질 순 없다”고 외치며 1,000포인트 안착을 내다보고 있다. 미국 IT기업 등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선진국의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감이 희석된데다 수급여건도 양호해 대세 상승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대세상승기조 시각 유지, 중기 골든크로스 발생=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의 전체적인 수준도 중요하지만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1ㆍ4분기를 바닥으로 꾸준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장세는 대세상승 국면에서 조정을 받은 모습”이라면서 “이번에도 이전 고점이었던 1,020포인트 정도에서 다시 조정을 거치고 지속적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가는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 상승 추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 골든크로스는 단기모멘텀이 수급을 자극해 중기적인 시장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시장이 단순한 반등차원의 단기 상승이 아니라 중기 이상의 추세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치투자’ 정착, 수급도 양호= 주식투자의 기준이 과거 경기변수에 민감한 ‘모멘텀 투자’에서 ‘가치투자’로 바뀌고 있는 것도 1,000포인트 안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파트장은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수출증가율도 떨어지고 있지만 기업의 절대이익 규모가 커지고 경기변동에 따른 이익변동률이 줄어드는 등 이익구조가 개선되면서 경기변동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또 “글로벌 유동성 축소 속도가 완만한 점도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8일 한 주간 한국관련펀드로 총 4억7,7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5월 중순을 기점으로 5주째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신흥시장펀드의 흐름이 개선되고 있어 최근 매도 일색이었던 외국인 움직임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가상승 속도 너무 빨라, 추격매수는 신중해야=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씨티글로벌마켓(CGM)증권은 “향후 몇 개월간 시장의 이익추정 컨센서스가 낮아질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하반기 성장에 실망한다면 현 수준에서 18%의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적정주가인 지수 875포인트까지 이익실현 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상욱 서울증권 연구원은 “94~95년의 기술주 붐, 2000년 IT붐에 이어 BT(바이오기술)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과거 성장주 붐 이후 대세가 하락세로 돌아섰던 점은 향후 장세 전환에 대한 우려를 자아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적 수반이 안되거나 오랜 기간이 걸리는 성장주 투자는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하반기 1,000포인트 돌파를 예견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최근의 주가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무리한 추격매수는 자제하라는 ‘신중론’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