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휴대폰을 비롯해 대부분의 디지털기기에 장착된 버튼은 누를 때 '딸깍'하는 미세한 작동을 하게 된다. 이는 사용자가 버튼을 제대로 눌렀는지 인지하도록 해준다. 하지만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터치스크린 휴대폰에서는 이러한 손가락의 인지(?)가 불가능해진다. 화면을 보며 조작하는 경우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휴대폰의 특성상 눈으로 보지 않고 버튼을 조작할 경우 사용자의 인지체계는 혼란을 겪게 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촉각반응(Haptic feedback)'기술이다. 이는 매끈한 터치스크린의 버튼에 손이 닿을 경우 내장된 진동 장치가 적당한 진동을 발생시켜 사용자가 마치 버튼을 눌러 '딸깍'하는 조작이 이뤄진 것처럼 착각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터치스크린에 있는 버튼 ‘3’을 누르면 3 밑에 있는 스크린만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휴대폰 전체가 진동하는 것이다. ‘9’나 ‘1’을 눌러도 마찬가지다. 이는 우리 두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특정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종의 환각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누른 곳의 반응을 기대하기 때문에 두뇌는 그로 인한 진동을 직접적인 국부 피드백으로 분류한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실제 버튼을 누른 것과 정확하게 같은 클릭 감을 느끼게 된다. 촉각반응기술은 미국 이머션(Immersion)사에서 ‘바이브톤즈(VibeTonz)’라는 이름으로 개발했으며, 삼성전자의 SCH-W559 모델은 촉각반응 터치스크린을 최초로 장착한 휴대폰이다. 휴대폰 업계는 촉각반응기술이 앞으로 3~5년 이내에 휴대폰 진동 장치의 표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촉각반응기술은 터치스크린 휴대폰을 위한 속임수 이외에도 게임 컨트롤러, 의료용 가상 실습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실제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아케이드 게임용 컨트롤러는 대형과 소형 등 2개의 모터를 이용해 자갈이 깔린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와 같은 다양한 감각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또한 이머션은 외과의사에게 위장 벽의 젤리 같은 느낌을 그대로 제공하는 의료용 가상 실습기를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