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출비중 높은 車·조선·전자 '희색'

원자재 수입의존 정유·철강 '초비상'

최근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서자 기업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전자ㆍ조선 등의 업종은 희색이 도는 반면 주요 원ㆍ부재료와 연료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정유ㆍ철강ㆍ시멘트 등의 업종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매출 63조원 중 81%인 51조원을 수출로 벌어들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자업계는 해외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환율 급등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각종 원자재와 설비 가격이 따라 오르고 미국 시장 수요 감소로 상승효과가 상쇄되는 측면이 있어 환율 급등을 마냥 즐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1원 오르면 영업이익이 70억원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환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어 달러 약세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환율을 900원에 맞춰 사업계획을 짠 현대자동차는 예상 밖의 환율 움직임에 고무된 표정이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1원만 올라도 2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데다 일본차에 맞서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어 수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현대ㆍ기아차의 수익구조는 물론 해외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예상치 못한 환율 움직임으로 올해 해외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와 모하비의 판매가격을 보다 탄력적으로 책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정유업계는 그야말로 ‘삼중고’를 겪게 됐다며 울상이다. 최근 정유업계는 벙커C유 국제 시세가 원유보다도 19달러나 싸게 형성돼 정제 공장을 돌리면 배럴당 약 2달러씩 손해가 나는 상황이라 일부 정유업체는 10~20%씩 감산에 들어간 실정. 여기에 환율까지 급등, 원유도입 비용까지 크게 올라 더 큰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생산한 석유제품의 약 50%를 수출하기 때문에 환율에 대해 어느 상쇄 효과가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최근 유류세 인하 등 사회 분위기상 내수 제품의 경우는 원유 도입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절반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는 유화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나프타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톤당 911달러까지 오른 상황에서 환율까지 급등하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표정이다. 철강의 경우 주원료인 철광석ㆍ고철 및 유연탄을 모두 수입에 의존하는 처지라 최근 환율 급등을 더욱 가혹하게 느끼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국제 원재료 시세가 급등한 데 이어 환율까지 오르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밖에 시멘트업계는 주연료인 유연탄 도입 비용이 늘어날까 잔뜩 우려하고 있으며 항공업계도 추가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 해외 여행객이 줄어들까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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