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통화 환율정책 갈피 못잡는 中

외환 보유액 줄이자니 위안화 절상 위험<br>달러화 매입 늘리자니 유동성 과잉 초래


중국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중국 당국의 통화정책이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해외 투기자금 유입에 따른 급격한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일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외환보유액이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달러화를 매입하는 만큼 시중에 위안화가 공급돼 가뜩이나 과다 유동성에 따른 고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경제의 버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여기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달러화 발행 남발로 향후 달러화 가치가 급락할 경우 외환보유액에 대규모 평가 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18일 칭화대학 강연에서 이런 딜레마에 빠진 처지를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그는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합리적 수준을 벗어났다”며 “과도한 외화 축적이 시중 유동성 과잉을 초래하고 인민은행의 헤징(위험회피)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2조 달러를 돌파한지 1년도 채 안돼 3조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1ㆍ4분기에만 1,970억 달러가 급증했다. 지난 1ㆍ4분기에 중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이렇다 할 외국인투자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고 들어오는 투기자금이 중국으로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해외 발 위안화 환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수급원리로만 보면 위안화가 절상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저임 노동력에 기반하는 면직산업 등 수출기업의 대량 도산과 실업으로 이어져 사회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당국은 환율조작국이라는 오명을 무릎 쓰고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해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달러화를 매입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외환보유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위안화가 시장에 풀려나가 가뜩이나 과다 유동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통화정책 운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저우 총재가 이날 “과도한 외환보유액 급증이 과도한 유동성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이에 대해 적절한 균형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경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잇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중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실시한 4조위안 규모의 재정확대책 등으로 부동산시장 등에 너무 많은 돈이 풀리면서 고물가 압력에 시달리고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5.4%로 급등하며 올해 정부 목표치인 4%를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정부는 결국 과도하게 넘치는 국내의 달러화를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 총재는 이날 과도한 외환보유액 해소를 위해 해외 투자에 주력하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현재 과도한 외환보유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설립해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또 다른 해외투자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외화다변화를 꾀하고 위안화 국제화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외환과다 보유국 중국의 고민이 뭍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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