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알맹이 없는 '정책중심 정치연대'

[기자의 눈] 알맹이 없는 '정책중심 정치연대'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이제 민주세력 대 반민주세력 구도의 대결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국가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신주류가 중심이 돼서 정책 성향이 맞는 정치세력들과 연대를 만들어야 합니다."(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 지난 28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는 열린우리당의 내로라하는 초선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 창립식에서 기념행사로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토론주제는 '2007년 대선과 민주개혁세력의 진로'. 대선을 앞둔 정계 개편 속에 초선의원들의 역할은 무엇이냐는 게 골자였다. 이날 토론자들이 하나같이 부르짖었던 것은 이념이나 지역 중심이 아닌 정책 중심의 새로운 민주개혁세력을 규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당은 현재 퇴행적 지역연합으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으며 민생 현안들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 국민의 지지율이 최악으로 떨어졌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민생 위주의 정책세력으로 거듭나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당의 추락에 대한 초선의원들의 원인분석 자체는 틀리지 않다. 참여정부 시대에 들어서 국민들은 주택가격을 포함한 부동산 거품 논란과 소득 양극화, 사교육비 증가 문제, 고용 불안 등으로 당장 오늘내일이 막막한 형편이다. 그런데 여권은 시원스러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온 것이다. 이런 와중에 여권 내 분열과 분당 사태가 잇따르면서 일반 국민들은 여당을 '우리당'이 아닌 '그들만의 당'처럼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초선의원들이 위기의식이 이를 표출한 것이라면 매우 시의 적절하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정책 중심의 연대'의 기치가 민의를 읽는 정치를 하겠다는 순수함보다는 대선을 앞둔 세 불리기를 위한 정략적 포석으로 비쳐지는 것은 왜일까. 실제로 이날 '처음처럼' 토론회에서 의원들은 정책 중심 연대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책적 철학은 무엇이고, 그 구체적인 실현방안은 무엇인지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론의 지지율만 끌어올릴 수 있다면 정치적 철학이 달라도 손잡을 수 있다는 '합종연횡론'의 설파장으로 변질되는 분위기였다. 17대 국회는 초선의원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처음처럼'과 같은 젊은 의원들의 모임에 대해 국민적 기대가 크다. 하지만 아직까지 초선의원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기존처럼'과 차별화되지 못해 아쉽다. 신조류로서의 정치철학이 보이질 않는다는 얘기다. 정책 중심 연대라는 기치가 알맹이 없는 수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입력시간 : 2006/09/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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