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국가신용등급 상승 이후

무엇보다도 대우·투신 사태의 와중에서 나온 낭보이기에 고무적이다. 대우·투신 사태의 처리가 적절하다는 국제적 공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국가신용등급의 투자적격단계 진입 이후에도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은 그리 밝지 못했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이행여부에 대한 불신이 특히 심했다.그러나 이번 S&P의 상향조정 이유를 보면 해외의 눈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예상외의 빠른 경제회복세와 충분한 외환보유액 확보, 통제가능한 국가채무 등은 경제지표가 뒷받침하고 있고 우리도 공감하고 있는 바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우를 제외한 재벌그룹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점이다. 정부의 대우·투신사태 처리와 대기업의 구조조정실적이 모두 제대로 평가를 받은 셈이다. S&P가 신용등급 실사단을 파견치도 않고 예고도 없이 전격적으로 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실사단을 보내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는 경쟁기관인 무디스에 선수를 치려는 의도가 없지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우리 경제에 대한 깊은 신뢰가 전제된 만큼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쟁사인 무디스는 뒤질세라 더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이 있어 기대에 부풀게 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의 상승은 마냥 반길 수 만은 없다.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나고 해외자본조달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좋으나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걱정되는 것은 상승분위기에 편승한 구조조정의 이완과 과소비등 도덕적해이의 재연 조짐이다.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됐다고 하지만 외환위기 이전등급(AA-)에 비하면 아직 다섯단계나 낮은 수준이다. 실업을 제외한 각종 경제지표는 외환위기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지만 피부로 느끼는 위기극복정도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IMF위기는 아직 완전히 극복된 것이 아니다. 우리 경제가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경제의 실력배양을 위한 구조조정의 지속적인 실행과 새로운 성장산업의 육성 및 건전한 소비문화조성에 매진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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