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 전자산업 “춘추전국”/업체난립·값인하 경쟁 등 약육강식 국면

◎M&A통해 업계 재편 외국사 대항 움직임중국 전자산업이 뜨거운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경제발전을 선도해온 전자산업이 업체난립에 따른 공급과잉 및 외국기업의 진출 등으로 일부 기업은 도태되는 약육강식국면이 도래한 것이다. 중국의 전자산업은 개혁·개방정책 채택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 80년 이후부터 92년까지 전자산업의 생산액은 12배이상 늘어났다. 컬러TV의 경우 도시지역의 경우 보급률이 90%에 달하나 농촌지역은 아직 17%에 그치고있으며 사무전산화는 이제 초보단계에 불과, 엄청난 잠재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또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노동집약적인 전자제품의 수출이 급증, 총수출의 13%를 차지하는 수출주도산업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중국 전자산업의 앞날은 매우 밝지만 관련기업들은 경쟁격화로 몸살을 앓고있다. 정부의 가격 및 유통망에 대한 계획경제적 통제가 점차 허물어짐에 따라 신규기업진출이 늘어나고 가격인하경쟁이 치열해져 경쟁력이 약한 기업은 문을 닫거나 합병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최대전자업체인 장홍전자집단공사는 지난 3월 컬러TV의 가격을 8∼18% 인하했다. 이는 현재 1백개나 되는 컬러TV 제조업체중 허약한 업체를 정리, 업계재편을 가속화시키려는 중국당국의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력기업에 의한 약소업체의 흡수합병도 추진되고 있다. 최대 컬러브라운관 업체인 채홍전자집단공사는 지난 94년부터 95년까지 3개 국영 컬러TV메이커를 합병했으며 전자공업부 산하 연구소 및 부품기업을 인수, TV생산의 수직통합 및 경영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 3위 전자업체인 상해광전유한공사는 지난 90년 상해시정부의 주도로 유력 컬러TV메이커 3사를 통합해 설립됐으나 이들 3사는 독자브랜드 생산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말 브랜드를 통일, 명실상부한 1개회사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흡수합병조치는 특정제품에 특화된 소규모 업체들이 난무한 중국전자업계가 경쟁력강화 차원에서 집약화 및 수직통합화되고있음을 뜻한다. 중국 전자공업부는 지난 94년 전자업계의 상위 6개업체를 집중육성하는 「대기업전략」이란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전자산업의 재편을 통해 한국, 일본 등 외국유력전자회사들의 진출에 맞불을 놓으려는 중국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중국당국의 대기업전략이 막강한 외국전자메이커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세계최대 전자업체인 일본의 마쓰시타(송하)전기는 30개 이상의 합작회사를 중국에 설립, 중국가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 LG전자 등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국당국이 대기업전략을 추진하는데 최대의 걸림돌은 각 기업을 관할하는 관청 및 지방정부들의 이해를 원만히 조정하는 것이다. 중국정부가 부처 및 지방이기주의를 제대로 해결치 못할 경우 중국전자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외국기업의 중국시장 잠식이 보다 용이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안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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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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