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그린스펀- 버핏, 파생금융상품 위험성 놓고 설전

파생금융상품의 위험성 여부를 놓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월가의 큰 손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파생금융상품이 금융 시스템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며, 그 이득이 손실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이는 버핏 회장이 지난 3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파생금융상품이 금융시장을 파괴시키는 시한폭탄"이라고 우려한데 대한 반박인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해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대 기업 파산으로 기록된 엔론 사건, 국가 파산으로 최대인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움도 금융시장의 중요한 이 매개체를 손상시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은행을 비롯해 파생금융상품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고, 2001년 미국의 경기 침체를 완충하는데 도움을 줬다"며 옹호했다. 이에 앞서 버핏 회장은 "파생금융상품이 투자자와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잠재적 대량살상무기"라고 규정하고 "소수의 딜러에 의해 시장이 좌우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90년대 초에 3조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 현재 142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스펀 의장도 파생금융상품이 소수의 투자자에 집중돼 있고, 한 투자자가 파산할 경우 그 연쇄 반응이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리스크를 완충하려는 노력이 있는 한 그런 위험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에너지 기업 엔론 파산 이후 미 의회에서는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 의원이 중심이 돼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를 추진중이다.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옹호자들은 95년 영국 베어링사와 98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경영 위기, 2001년 엔론 파산 등 파생금융시장의 위기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치달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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