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터키, 쿠르드 침공은 석유 때문"

키르쿠크유전 장악 통해 독립자금 활용 저지 노려<br>"민족문제 해결보다 훨씬 어려워" 분쟁 장기화될듯


터키군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지역을 침공한 것은 석유에 대한 이해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쿠르드 반군들이 이라크 최대유전인 키르쿠크 유전을 장악해 독립 운동 자금을 활용하는 것을 저지한다는 것이다. 스테판 드 미스투라 국제연합(UN) 특사는 28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북부지역을 둘러싼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똑딱거리는 시한 폭탄"이라고 비유했다. 쿠르드와 아랍의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그는 "갈등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터키군 침공의 이면에 유전에 대한 관할권 분쟁이 깔려 있기 때문에 단순한 민족문제 해결보다 어렵다고 해석했다. 터키군 1만 명은 지난 21일 저녁 쿠르드 반군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를 넘어 20~30km까지 진격했다. 지금까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키르쿠크 인근에서 쿠르드 반군과 교전을 벌이며 수백 명이 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군사작전이 주목 받은 이유는 키르쿠크가 위치한 지형적 특성과 관계가 있다. 키르쿠크는 '기름 위의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지역이다. 세계 2대 산유국인 이라크 원유 생산량의 40%, 전 세계 매장량의 6~7%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이라크 석유산업의 상징적인 도시다. 이라크에서 서방세계로 수출되는 원유 수송관의 출발 지점으로 비옥한 농토와 사통팔달로 도로가 뻗어있는 교통의 중심지이다. 미국 등 서방세계는 키르쿠크에서 출발해 터키 제이한까지 연결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공급 받는다. 키르쿠크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둘러싼 아랍계와 쿠르드족의 분쟁이 유혈 분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터키와 이라크 정부는 쿠루드 자치정부가 키르쿠크를 중심으로 한 원유 채굴권을 해외자본에 팔아 자본을 만들고, 이를 이라크로부터의 독립은 물론 터키등지의 쿠르드족을 통합하는 자금원으로 활용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워싱턴에 소재한 저먼마샬펀드의 이안 레서 애널리스트는 "터키의 작전은 키르쿠크를 직접 연관시키지 않았지만, 쿠르드가 키르쿠크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키르쿠크에는 쿠르드 족은 물론 터키계, 아랍계 종족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와 터키가 쿠르드족이 키르쿠크를 통치하지 못하도록 오랫동안 방해해왔다. 쿠드르족은 지난 2003년 미국,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시아파 등 아랍계 민족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아왔다.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에 이라크는 '아랍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쿠르드족 소탕에 나섰다. 이라크의 유엔 특사인 하미드 알 바야티는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면 이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할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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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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