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소로펌 성공시대] <11> 법무법인 테크앤로

기업 정보유출 사고때 위기대응 자문 도맡아

첨단 수사기법 바탕으로 컨설팅… 영업비밀 유출 사건서도 빛발해

IT·정보보안 분야 탁월한 경쟁력

구태언(앞줄 왼쪽) 대표변호사 등 법무법인 테크앤로 변호사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사무실에서 IT와 정보보안 관련 법률 서비스 분야에서 국내 최고 로펌 도약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2014년 새해 초 국내 신용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무려 1억건을 웃도는 고객 인적 사항이 유출돼 피해자인 고객 뿐만 아니라 유출 당사자인 카드사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카드사와 손잡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타개했던 곳은 법무법인 테크앤로였다.

테크앤로는 롯데카드의 의뢰를 받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법적 자문을 제공했다. 지난 1월 6일 오후 1시쯤 롯데카드로부터 정보유출 사실을 전해 들은 테크앤로는 즉시 위기대응팀 소집 등 필요한 조치를 설명하고 카드사로 달려가 대책회의를 열었다. 곧이어 금융감독원 사고 신고도 직접 챙겼다.


이틀 뒤 사고 관련 안내와 사과문 문구를 마련해 회사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했다. 콜센터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질문을 검토하고 답변을 제시한 것도 테크앤로의 몫이었다.

같은 달 16일에는 홈페이지에서 정보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조회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당시 테크앤로는 '휴대폰 본인확인'으로 유출 당사자만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해 제3자가 무단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의 문제를 미리 막았다. 다른 카드사에서는 생년월일과 주민등록번호 마지막 숫자만 입력하면 조회할 수 있도록 해 무단 조회 등 추가 문제를 야기했다.

테크앤로의 변호사들은 1월 6일부터 2월 26일까지 설날 하루를 제외하고 상황실에 상주하면서 자료 취합과 분석, 전략 수립 등에 대한 법률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그 덕에 롯데카드는 비교적 수월하게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

2012년 문을 연 테크앤로는 불과 2년 만에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인정받은 강소 로펌으로 떠올랐다. 특히 개인정보 침해사고 위기 대응 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그 동안 테크앤로가 맡아온 사고 목록만 봐도 알 수 있다. 테크앤로는 롯데카드를 비롯해 KT, 현대캐피털, 옥션, 엔씨소프트 등 굵직굵직한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위기 대응을 도맡아왔다. 업계에선 테크앤로의 실시간 위기대응 시스템이 교본으로 여겨진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법률자문 서비스도 테크앤로의 강점으로 꼽힌다. 하나SK카드와 다음카카오, 삼성물산, 교보생명, MBC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테크엔로의 자문을 받았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최근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 이를 '체화'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보안을 취약하게 하는 사소한 버릇들이 여전히 몸에 배어 있는 얘기다.

구 대표는 이어 "더구나 정보기술과 정보 관련 법은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된 버릇인지조차 깨닫지 어렵다"며 "테크앤로는 이런 기업들에게 '정보보안 건강검진'을 해줘 튼튼한 개인정보 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기법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도 기업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컴퓨터 법의학'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포렌식은 휴대폰이나 하드디스크 등에서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첨단 수사 방식이다. 디지털 정보의 배치 방식과 흐름, 정보 침해요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내는 기법을 적용하다 보니 보안진단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테크앤로의 설명이다.

테크앤로의 디지털 포렌식 노하우는 영업비밀이 유출된 기업을 대리한 사건에서도 빛을 발했다.


스캐너 전문업체인 M사는 10여년의 노력 끝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3차원 스캐너 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 3위의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런데 핵심 개발자 P씨와 S씨가 핵심기술을 빼내 자신들이 따로 세운 업체에서 동일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M사가 이들을 고소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으나 혐의를 입증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때 M사를 대리한 테크앤로는 디지털 포렌식 노하우를 활용해 유출된 자료를 정확하게 특정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함으로써 P씨와 S씨의 혐의를 밝혀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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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는 "IT 분야는 정보보안 이슈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이 속속 개발되면 관련 법률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무궁무진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IT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로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He is…

△1969년 서울 △경기고, 고려대 법대 △사시 34회, 사법연수원 24기 △2002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2006년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2012년 법무법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 정보보호대상 △2013년 안전행정부 개인정보보호대상 △미래창조과학부 고문변호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자문변호사, 대검찰청 과학수사기획관실 디지털수사자문위원



구태언 대표변호사, "기업 기술보호 시스템 강화 시급"

서민준 기자

최근 정보기술(IT)과 정보보안 관련 세미나나 토론회에 가면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구태언 테크앤로(44·사진) 대표변호사다.

첨단범죄수사부 검사 출신인 구 대표는 IT 기술과 관련 법률에 대한 지식을 모두 갖추고 있다 보니 IT 관련 이슈가 생기면 1순위로 섭외해야 할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 정보보호대상과 지난해 안전행정부 개인정보보호대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만 봐도 그의 전문성을 가늠할 수 있다.

구 대표의 IT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중학교 때부터 세운상가를 다니며 전자회로 기판을 연구해 라디오 등을 직접 만들곤 했다. 적성에 맞춰 공대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권유로 법대에 진학해 검사가 됐다.

검찰에서도 특기가 빛을 발했다. IT 분야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첨단범죄수사를 주로 담당하면서 처음으로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수사에 도입하기도 했다.

2006년 검찰에서 나와 법무법인 김앤장에 들어간 배경에는 IT 분야에 집중하고 싶은 욕구가 크게 작용했다. 김앤장에서 IT, 개인정보·산업기술보호 업무를 담당하며 디지털포렌식 팀장까지 맡았지만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없어서 2012년 직접 IT 전문로펌 테크앤로를 차렸다.

구 대표는 우리나라의 높은 IT 기술력을 못 따라가는 기술보호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산업기술 유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침해기업에 대한 기소도 잘 안 되고 재판에 넘겨져도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3~5년이 걸린다"며 "그 동안 피해회사는 도산하기 일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진정한 기술강국으로 도약하는 일은 요원하다"며 "수사기관과 법원의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기업들의 기술 보호 시스템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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