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끄는 ‘대한민국호(號)’의 양대 수레바퀴이다.
취임 3개월을 맞은 박 대표와 정 대표는 각각
홍준표ㆍ
원혜영 원내대표와 짝을 이뤄 당내 투톱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공교롭게
박희태ㆍ홍준표팀은 법조인 출신, 정세균ㆍ원혜영팀은 기업인 출신으로서 대조적이다.
두 사람은 취임 이후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화합 리더십’ 을 발휘,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난파 직전의 위기에서 구출해냈다. 박 대표는 당내 계파갈등의 원인이었던 친박근혜계의 복당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당과 청와대, 당과 정부 간 소통의 채널을 확보해 촛불시위로 위기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든든한 힘이 됐다.
정 대표는 4ㆍ9 총선 패해 이후 침체된 당 분위기를 수습하고 당이 전체의석(299석)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석수(83석)에도 불구하고 ‘공룡 집권당’인 한나라당(172석)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원내 제1야당의 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한계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원외 인사로서 정권에 대한 여권 내 감시 또는 견제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의 목소리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지 못하고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당내 386세력에 포위돼 당을 소신 있게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정부의 주도세력이었던 386세력이 18대 국회 들어 크게 위축됐지만 정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서는 여전히 건재해 정 대표의 ‘새로운 민주당’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와 정 대표가 명실공히 당내 최고지도자로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길은 각각 청와대와 386세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이는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법조인 출신 박 대표와 실용의 정신을 강조하는 기업인 출신 정 대표가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옷을 입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응원자인 당원과 관전자인 국민 입장에서도 감독을 중심축으로 한 팀 컬러가 분명한 정당 간의 대결을 보고 싶어한다. 6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가 박 대표와 정 대표의 리더십 시험무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