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독성작용을 하는 계면활성제를 넣지 않고 마이크로 캡슐인 `미셀(Micelle)`을 제조해 약물을 그 안에 집어넣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남 순천대는 8일 나재운(44ㆍ신소재 응용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미셀 제조기술이 한국고분자학회로부터 세계적 신기술로 인정 받아 10일 신인학술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고분자학회는 나 교수가 개발한 기술이 현재 제조되고 있는 미셀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계면활성제로 인한 독성을 없애 제약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고 평가했다. 나 교수는 미셀 제조기술에 이어 최근 미셀에 약물을 집어넣는 기술도 개발했다.
향정신성 의약성분인 클로나제팜 등 중요 치료물질 중에는 체내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거나 손실되지 않고 환부에 도달하도록 PLGA(생체에서 분해되는 합성고분자)로 만든 미셀로 포장한다. 이 때 윤활제 역할을 하는 계면활성제를 함께 넣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몸 밖으로 100% 배출되지 않은 채 독성을 띠게 된다.
나 교수는 계면활성제를 넣지 않고 PLGA에 용매만 섞어 셀룰루이스 튜브에 넣은 뒤 증류해 2~3일만에 미셀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독성문제를 해결했다. 또 미셀의 크기를 현재의 1,000분의 1로 줄여 신체 거부반응 등을 줄임으로써 약효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나 교수는 이 기술의 핵심인 특정 용매에 대해 우리나라와 미국 등 7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그는 “미셀 제조에 2년 반, 실용화를 증명하는 데 1년 반 등 4년이 걸렸다”며 “국내외 특허가 나오는 대로 국내 의약업체에 제조기술을 이전, 국익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10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고분자학회 2003년도 추계 정기총회에서 상장과 함께 미국 존 윌리 앤 선스(John Wiley & Sons, Inc.)에서 후원하는 연구장려금을 받는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