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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의 골이 점점 깊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내놓은 ‘12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81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98년 4ㆍ4분기(80)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지출전망 등 6개 지수를 합성해 산출되는데 주요 지수 역시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지수는 89로 전달(94)보다 5포인트 하락해 1998년 4ㆍ4분기(83)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다. 항목별로는 내구재가 79에서 73으로, 의류비가 86에서 80으로, 여행비가 64에서 58로 각각 6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교육비는 101에서 98로 3포인트 하락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4ㆍ4분기(99) 이후 처음으로 100을 밑돌았다. 외식비와 교양ㆍ오락ㆍ문화비도 각각 5포인트와 4포인트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 지수가 100 이상이면 소비지출을 늘리겠다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임을 뜻한다. 가계수입 전망도 어두웠다. 가계수입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81을 나타냈다. 소득별로는 500만원대 가구는 89에서 85로, 400만원대 가구는 86에서 84로, 300만원대 가구는 86에서 81로 각각 하락하는 등 100만원 미만 가구를 제외한 모든 소득계층에서 수입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생활형편전망지수는 11월의 76에서 12월 75로 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400만원대 가구는 79에서 72로, 300만원대 가구는 78에서 72로 각각 7포인트와 6포인트 하락하는 등 중간소득 계층에서 앞으로 생활형편을 더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45로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했고 경기전망지수도 58에서 56으로 2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자산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ㆍ상가가치전망지수는 79로 전월의 85보다 6포인트 떨어졌고 토지ㆍ임야는 83에서 76으로, 금융저축은 85에서 83으로 각각 하락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경기하강에 따른 소득감소ㆍ고용불안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 심리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