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개혁을 이끈 조중훈 한진그룹회장의 별세는 창의력과 추진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끈 재계 제1세대 경영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을 뜻한다. 창업 경영인들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건설 중공업 자동차 무역 운송 식품 화학 등의 국내기반산업을 일궈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이들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짐에 따라 우리 재계도 본격적인 2세 경영시대를 맞은 것이다. 조회장은 한진그룹의 대표기업인 대한항공,한진해운,㈜한진으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수송업계의 거인이자 증인이었다. 일생을 거의 길 위에서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땅 바다 그리고 하늘에 까지 길을 열어 한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그의 발길은 태양이 작열하는 적도의 밀림 뿐만 아니라 눈보라 치는 알라스카 등 오대양,육대주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45년 트럭한대로 한진상사를 창업한 조회장은 '수송'이란 외길을 고집스럽게 달렸다. 공사판 일꾼, 쌀가게, 설탕판매점 등으로 시작한 다른 제1세대 경영인들처럼 조회장도 끝없는 도전정신과 신용을 바탕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6.25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기도 했으나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전기로 삼았다. 신용 하나로 미군의 '믿음'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월남에 진출, 많은 외화벌이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했다. 69년 대한항공을 인수,비약의 날개를 단 한진은 현재 21개 계열사를 거느린 제계 서열 8위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한진그룹도 여타 재벌처럼 문어발 확장을 거듭하고 대한항공이 안전문제로 비판의 대상이 된 일도 있다. 그래도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송분야를 주로 육성, 육ㆍ해ㆍ공을 연결한 종합운송망을 구축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 우리나라 물류산업이 고속성장 하는데 이에 힘입은 바 크다. 이젠 우리 재계도 완전히 제2세대 경영시대가 됐다. 그 동안 많은 그룹이 1세대에서 2세대로 세대교체 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형제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예도 적지 않았고 1세대의 창업정신을 잊고 무분별한 확장경영을 하다가 주저앉은 2세 경영인도 많았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의 갈 '길'을 확실히 정하고 외길을 달린 조중훈회장의 수송인생과 도전정신은 본 받을 바가 많다고 할 것이다. 물론 1세대 경영인들도 정경유착이나 문어발 확장 등 부정적인 면도 많았으나 맨주먹으로 창업해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활약한 '성공신화'는 시대는 바꾸어도 퇴색되지 않는다. 요즘처럼 미국의 이라크 침공설 등 경제에 불확실성이 많은 때 일수록 1세대 경영인들의 창의력과 근면 및 도전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중훈 한진그룹회장은 이 같은 점을 우리에게 다시 일깨워 주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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