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료냐 무료냐" 지상파DMB 혼란

이통사 "무료땐 불참·망비용 분담 못해"<br>당국 입장유보… 조기서비스 차질 우려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유료냐 무료냐’를 놓고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당국이 유료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LG텔레콤이 유료 서비스가 안된다면 지상파DMB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LG텔레콤은 26일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갭필러(중계기) 설치와 유통ㆍ마케팅 비용이 보전되지 않는다면 지상파DMB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그동안 월 4,000원 가량의 지상파DMB 시청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사업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중계기 설비나 유통을 상당부분 이통사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LG텔레콤이 불참이 현실화될 경우 서비스 조기 확산에도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LG텔레콤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수익에 도움이 되지않는 지상파DMB 서비스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손해를 보며 지상파DMB 가입자를 확보해봤자 방송사들의 배만 불려주는 ‘빛좋은 개살구’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무료 서비스로 확정되면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이 경우 경쟁 매체인 위성DMB 서비스에 힘을 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F 역시 이동통신사의 투자비용은 어떤 형태로든 보전돼야 한다며 방송사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유료와 무료 어느쪽이든 지상파DMB 서비스에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무료로 결정될 경우 중계기 구축비용을 우리가 부담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정책수립과 사업의 주체인 방송위원회와 방송사들이 머리를 맞대 투자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내놔야 한다는 뜻이다. 유료화 여부가 지상파DMB의 사업성을 크게 좌우할 중대변수로 떠올랐는데도 정작 방송위원회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상파DMB는 무료가 원칙이며 부가적인 유료화 방안에 대해선 추후 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는 답변 뿐이다. 한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지상파DMB는 처음부터 무료 개념으로 출발한 만큼 방송사가 아닌 통신업체가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원칙에 벗어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상파DMB는 무료로 제공돼야 하며, 중계기 등의 투자는 방송사가 직접 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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