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카드사 과당경쟁 고개든다

VIP카드시장 공략 잇단 서비스 가세<br>포인트 상향 최고 3%까지 파격 제공<br>일부 판매중단…수익성악화 우려높아


카드회사들의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부유층을 겨냥한 VIP마케팅 부문에서 고가의 항공권ㆍ그린피ㆍ해외여행권을 제공하는가 하면,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포인트제도에서도 그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과열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카드대란 후 축소경영에 나섰던 카드업계가 또다시 과열 마케팅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의 VIP 마케팅 경쟁은 눈에 띠게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자카드는 12일 우리은행을 통해 연회비가 100만원에 달하는 ‘인피니트 카드’ 회원 모집에 들어갔고 이에 앞서 LG카드도 상위 5% 소비계층을 겨냥한 ‘더 베스트 카드’를 출시했다. VIP카드 시장은 지난해 현대카드가 더블랙카드와 더퍼플카드를 선보이면서 회원 모집에 성공했고 이에 경쟁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롯데카드와 신한카드 등은 아멕스카드를 통해 VIP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거의 모든 카드사들은 연회비 30만~100만원을 내면 VIP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VIP 회원모집 열풍이 서비스 과잉 경쟁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비자카드가 선보인 ‘인피니트 카드’는 지난해 제휴 골프장 주말 부킹 서비스를 표방했지만 실제 부킹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리콜을 당해 판매가 중단된 경험이 있다. 비자카드는 이번에도 국내 정규 골프장 연 6회 그린피 6만원 지원부터 전국 50여개 골프장 무료 부킹, 동반고객 연 1회 동남아 또는 국내 무료 항공권, 해외 유명호텔 1박 무료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다른 회사의 VIP카드도 골프 및 항공권, 호텔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도 실패하고 있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경쟁 과열은 포인트제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카드사들이 신규회원 모집을 위해 파격적인 포인트를 제공하는 카드를 잇달아 내놓고 카드이용대금에서 수수료로 받는 2%를 소비자에게 포인트로 돌려줌으로써 수익성 악화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LG카드는 포인트의 적립과 사용처를 다양화하는 한편 가맹점별로 이용금액의 최고 3%를 제공하는 ‘LG 이지카드’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삼성카드는 카드사용처에 따라 포인트를 누적해주는 ‘애니패스포인트카드’와 ‘지앤미포인트카드’를 4월부터 발매에 들어가기도 했다. 주유할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리터당 40~80원까지 깎아주던 카드사 주유 할인 서비스는 최대 150원까지 할인(적립) 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경쟁으로 카드사의 포인트 충당금도 급증하고 있다. LG카드의 1ㆍ4분기 포인트 충당급 적립액은 지난해 말에 비해 32.3% 늘어난 1,08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적립액도 각각 48.0%, 1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인트는 카드사의 부채로 평가되는 만큼, 포인트 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카드사들의 부실여신이 증가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마케팅 경쟁이 과열국면에 진입하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어 과열 경쟁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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