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자녀 키우는 기쁨을 아버지에게도

지난주 ‘남성 장병에게도 장기 육아휴직을 주는 방안을 국방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육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는 듯해 감회가 새롭다. 아직도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남녀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같은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해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이 전체 육아휴직자의 1.9%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 자녀를 양육하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욕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혼 남자의 경우 하루에 평균 9분 정도만 자녀와 시간을 함께하는 반면, 근무시간은 가장 길어 연평균 2200시간을 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제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기업과 사회가 확보해줘야 하며 자녀 양육에 아버지도 참여하도록 사회가 권장해야 할 시점이다. 왜냐하면 여성의 사회 참여가 증가하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등 여성 혼자서 가족을 돌보는 것은 한계가 있고 자녀와 함께하고자 하는 아버지들의 욕구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 환경의 변화에 부응하고 새로운 가족 가치에 발맞춰 남성의 육아를 권장하는 사회제도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겠다. 이를 위해 먼저 남성의 육아를 지원하는 기존의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제도는 있으나 자연스럽게 사용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것이 선결 과제일 것이다. 육아휴직을 내거나 아이들의 재롱잔치에 가기 위해 연가를 내는 남자 직원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녀 돌봄에 참여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삶이 더 행복하고 이러한 직원이 많을 때 기업의 생산성도 향상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남성의 육아를 보장하는 제도를 강화해나가야 하겠다. 앞에서 언급한 남성 장병의 육아휴직제 적용도 한 사례가 될 것이고 육아휴직의 일정 기간을 반드시 남성이 사용하게 하는 ‘파파쿼터제’ 같은 제도의 도입도 추진돼야 한다. 자녀를 키우는 일은 정서적이고 새로운 경험으로써 뇌세포를 자극하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면 더 똑똑하게,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이제 기업과 사회가 남성과 여성이 같이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제공해줌으로써 행복하게 장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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