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 '부익부 빈익빈' 심화

은행들 수익성 위주 경영위해 서민지원 축소<br>■ 금융硏 최공필 위원 보고서<br>소액금융전담기관 설립…저소득계층등 구제해야

영세자영업자와 신용불량자 등 금융 소외계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서민금융 지원기능은 갈수록 취약해져 금융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액금융전담기관을 설립해 금융소외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은행은 BIS비율 준수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우량기업과 거액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이빗뱅킹(PB) 영업에 치중하면서 서민금융 지원을 크게 축소하고 있으며 상호저축은행ㆍ신용협동조합ㆍ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은 자체 구조조정으로 영세기업ㆍ서민에 대한 금융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또 이른바 금융소외층이 1,000만명을 넘기는 등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근로자, 자영업자 등 저신용 계층이 금융 부문에서마저 소외되면 빈곤이 장기적으로 구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소외자들은 은행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상호저축은행에서마저 문전박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의 소액신용대출(300만원 미만) 잔액은 지난 2002년 상반기 2조5,000억원에서 2004년 상반기 2조2,000억원, 올해 상반기에 1조9,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최 연구위원은 “금융소외자를 위해 시중은행을 비롯한 전체 금융기관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4~5명의 자금수요자를 그룹으로 구성해 1명의 자금수요자에 대해서만 대출을 시행하고 상환 후 다른 자금수요자에게 대출을 해줌으로써 동료간 감시를 권장하는 ‘그룹대출 프로그램(peer lending program)’, 소액부터 대출하면서 상환할 때마다 대출금액을 높여가는 ‘단계적 대출 프로그램(stepped-up loan program)’도 대안이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이 출자해 소액금융전담기관인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credit)’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신용실적이 없고 소득이 낮아 은행이나 상호저축은행, 조합원 위주의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에 갈 수 없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금융교육과 함께 대출을 해주는 기관이다. 실제로 인도(국민은행), 방글라데시(그래민뱅크), 볼리비아(뱅크솔) 등 해외국가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서민은행 영업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소외층 대출에 그치지 않고 창업을 돕는 등 사후 관리까지 해주는 대안 금융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사회연대은행’과 ‘신나는 조합’이 기부금을 출연받아 사회복지운동 차원에서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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