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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명품과 대기업 고가제품이 즐비한 면세점에서 중소기업 상품들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또 틈새시장인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에서도 중기 상품 매출이 느는 추세다.
23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전통공예, 건강팔찌, 모자 등 면세점에 입점한 중소기업 제품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공항면세점 중소기업전용판매장의 올해 1·4분기 성장률은 약 14%로 지난달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면세점은 흔히 해외 명품과 고가 패션잡화 그리고 유명 화장품의 경연장이지만, 독특한 아이템을 앞세운 중기 품목들이 외국인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형 경대, 대형 보석함 등 나전공예제품을 파는 '국선옻칠'의 경우 입점 전만 해도 20만원을 웃도는 고가에 만만치 않은 크기와 무게 때문에 별 주목을 못 끌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효자상품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전통공예제품의 성공은 매장 전체를 정통상품관 컨셉으로 강화하는 결과도 낳았다는 분석이다.
힐링스톤 건강팔찌는 건강관련 액세서리품목이 면세점에서도 통한다는 최초의 선례를 남겼다. 중소기업전용판매장을 통해 소매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던 힐링스톤은 그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휴&쇼핑 등 다른 외부정책매장 입점과 더불어 자사 전용매장 2곳 등 전국 5군데에 진출해 있다.
면세점 입점을 통해 오프라인 소매 유통에 본격적으로 나선 프리미어의 스냅백 모자 역시 눈에 띈다. 모자는 그동안 면세점의 국내외 브랜드를 막론하고 고객들이 잘 찾지 않았던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프리미어 스냅백의 경우 한류스타들이 각종 방송프로그램에서 착용한 덕분에 한류 관광객들이 출국 전에 구입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힐링스톤과 프리미어는 전통적으로 고객들이 가장 맞이 찾는 식품 브랜드를 제외하면 중기전용매장에서 매출 탑브랜드의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중기상품 전용매장인 휴&쇼핑에서는 아성섬유의 기능성 티셔츠가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선업의 원터치 등산화, 도미니크의 액세서리 등이 대표적인 매출 기여 품목들이다. 이들은 모두 중소기업전용판매장을 통해 처음으로 유통에 진출하고 이를 계기로 해외까지 진출했있다.
이처럼 면세점 등에서 중기 상품이 히트를 치게 된 데는 중소기업유통센터 직원들의 선구안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나전공예 제품을 비롯해 현재 매출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는 제품 중 상당수는 입점 초기 직원들이 직접 고른 것들이다. 이종원 중소기업유통센터 팀장은 "시장에서 반응을 얻으려면 선정 전후 이뤄지는 제품발굴과 상품기획 역시 매우 중요하다"며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면서 동시에 고객들도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