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이글하면 상금 줄게"…아빠의 '당근'

타이거 우즈(미국)는 어린 시절에 버디를 잡을 때마다 그의 아버지가 칭찬과 함께 동전을 쥐어 줬다는 얘기로 잘 알려져 있다. 재미교포 미셸 위(위성미)도 아버지와 내기 골프를 해 용돈을 벌었다. 프로골프 선수에게 부모는 친구이자 캐디, 심리 코치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자녀에게 엄격해야 할 때가 많지만 경기력과 승부근성을 길러주기 위해 ‘당근’을 쓰는 일도 잦다. 성적에 따라 별도의 상금을 거는 것. 선수들은 주로 수입 관리를 부모에게 맡기기 때문에 성적도 높이고 용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24일 끝난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에 출전한 주요 선수들도 사연이 비슷했다. 한국과 미국 무대를 오가며 활동하는 배경은(26ㆍ볼빅)의 아버지는 이글을 기록할 때마다 100만원을 상금으로 준다. 이글은 쉽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는 이글에 버금가는 개수의 버디를 잡을 때에도 상금을 준다고 한다. 윤슬아(25ㆍ토마코저축은행)는 ‘노 보기’ 라운드를 했을 때 100만원을 용돈으로 받는다. 버디도 중요하지만 보기를 범하지 않는 습관도 필수라는 멘탈 트레이닝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본인은 두 가지 경우를 추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라운드 당 버디 7개 이상, 데일리 베스트(라운드별 출전자 중 최고 스코어) 등이다. 이날 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윤슬아는 용돈이 껑충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적에 따른 사후 정산 방식이 대부분이라면 이보미(23ㆍ하이마트)는 ‘사전 청구’형이다. 이보미는 대회 참가 전에 갖고 싶은 물건을 먼저 받는다. 여기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고 우승에 도전하는 식이다. 한 선수의 어머니는 “선수들이 평소 훈련과 대회 출전으로 돈을 쓸 시간이 없고 쓸 줄도 몰라 안쓰러울 때가 많다”며 “용돈을 통해 경기 전 과도한 긴장을 풀어주고 또 다른 목표의식도 심어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