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송현칼럼] 채권수익률 상승과 원화가치

전세계적인 채권수익률 상승과 한국의 원화 가치 상승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채권수익률과 원화 가치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채권수익률이 오르는 원인을 살펴보자. 미국에서는 경제성장률(GDP)이 예상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부랴부랴 올해 GDP를 상향 조정하면서 내년 성장률도 올려 잡고 있다. 일본도 10년간의 장기불황에서 빠져나오는 중이다. 유럽에서도 인플레이션이 걱정될 정도로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은 모든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빠른 속도의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경제 성장의 엔진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 올해 5%대의 경제성장을 이뤄낼 것이다. 내수와 수출 모두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로 전세계의 채권수익률이 들썩이고 있다. 경제성장의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단기금리가 올라갈수록 채권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5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고 또 한번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같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다만 시장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행동해왔던 그린스펀과 달리 버냉키는 경제지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행(BOJ)은 디플레이션 걱정을 끝내고 금리인상 행렬에 동참하려고 한다. BOJ는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양적 통화완화정책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경제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자 통화정책을 변경했고 금리인상도 머지않았다는 시장의 판단으로 채권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뚜렷한 정책 지향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ㆍ프랑스를 제외하면 유로존 국가들은 그럭저럭 인플레이션을 막아왔다. 따라서 ECB는 딜레마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금리인상 흐름을 뒤따라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금리인상 대열에 올라탔다. 최근 새롭게 임명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콜금리 인상을 암시했다. 이 총재의 걱정거리는 부동산 가격 거품 붕괴 가능성인데,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더 빠르게 올릴 가능성도 있다. 채권수익률이 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관련이 있다. 미국의 한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9,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달리 말하면 미국이 매일 25억~30억달러를 해외에 빚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역적자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한해 2,00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막대한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늘려 버틸 수 있는 것은 일본과 중국ㆍ한국ㆍ유럽 등지에 잉여 저축분이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경제부양을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이제 중앙은행들은 금리인상으로 유동성 축소에 나서고 있다. 달리 말하면 지금은 미국의 적자를 메워줄 만한 돈이 시장에 흐르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미국은 해외에서 필요한 만큼 돈을 빌려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금리를 올리고 또 올려서 해외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또 외국인들이 달러화 표시 자산에 어쩔 수 없이 투자를 늘리도록 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이는 곧 원화 강세를 의미한다. 달러화 약세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FRB는 한국은행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보다 먼저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다. 최근 FRB는 긴축정책을 곧 마감할 것임을 암시했다. 모든 이들이 금리가 경제성장을 촉진하지도 저해하지도 않는 ‘중립’수준에 도달했다는 FRB의 판단에 동의하고 있다. FRB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지나치게 민감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경제성장을 해칠 만한 금리인상은 자제해야 옳다. 중국 위안화도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모든 경제학자들은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10~40% 정도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만약 위안화 평가절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다면 원화도 덩달아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적했던 대로 채권수익률은 앞으로도 오름세를 보일 것이다. 그리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올해 말 900~925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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