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08 문화계 이 사람!] <6> 출판: 소설가 황석영

"인터넷 소설로 네티즌과 소통 이어가야죠"


출판계가 뽑은 올해 키워드 중 하나는 인터넷 소설이다. 성장소설 ‘개밥바라기별’(문학동네)을 인터넷 포털에 연재했던 작가 황석영(66ㆍ사진) 역시 문인으로서 올 한해 가장 인상 깊었던 일 중 하나가 인터넷 연재라고 했다. 연재하는 동안 200만명 이상이 다녀간 소설은 단행본 출간 후에도 35만부 이상이 팔려나가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네티즌과 댓글을 나눈 일은 새로운 체험”이라며 “비로소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으며 식구들끼리 대화가 끊어지면 문제가 생기듯 세대간의 단절 역시 같은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네티즌과의 소통을 소중히 여기는 데는 그간 386세대 중심에서 청소년들로 독자층을 넓히면서 그가 원하는 ‘청년 작가’로서 현역 유지의 희망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80년대부터 컴퓨터를 사용했다는 그는 이른바 ‘얼리 어답터(early adaptor)’다. 디지털시대로 인한 책의 위기에 대해 그는 “미국, 프랑스에서는 인터넷 초기에 줄어들었던 고전 출판이 예전보다 늘어났다는 데 독자들이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라며 “우리 인생이 아날로그 영역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도구로써 잘 활용하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젊은 독자층과 눈높이를 맞춰 보다 부드러워진 황석영이지만 그의 지난날은 해방에 이어 한국전쟁, 유신, 광주, 방북, 국가보안법 위반에 의한 투옥 등 한국 근현대사를 정면으로 부딪치며 건너온 실증적인 삶이었다. 개밥바라기별 역시 그의 어린 시절을 통해 역사의 한 단면을 비추고 있다. 성장소설과 같은 차원에서 우리사회의 현 주소와 미래를 묻자 그는 거시적으로 대답했다. “북한 고위층의 유고시 중국은 청천강과 원산을 잇는 국경선을 제기하는 등 군사적 간섭을 강화할 수 있고, 유엔사와 미군사령부의 정전협정 관리로 한반도가 삼등분되는 위기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북미수교 이후 바로 남북수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세계가 미국 주도에서 권역별 체제로의 이행기에 접어든 만큼 냉전 잔재로써의 남북관 혹은 조국, 민족, 통일식의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경제 문화 공동체 설립을 위해 유라시아 대륙을 경영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현 세계 질서에서 합리적으로 자생하는 길입니다.” 그는 프랑스ㆍ독일 등에서 ‘손님’ 등 남북관계를 주제로 한 소설을 발표하면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시 전성기를 맞이한 황 작가는 ‘바리대기’ ‘심청’ 등 최근작에서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 문화 공동체를 주제로 다뤘다. “어디서 점을 보니 오랫동안 집 떠났다 이제 돌아왔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20년간 베스트셀러만 쓴다고 합디다. 묵혀둔 이야기 착착 끄집어내서 발표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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