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도의 저도 위스키를 앞세워 최근 수년간 승승장구 중인 토종 주류업체 골든블루가 버는 돈에 비해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한 위스키를 외면하는 세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계 주류회사들마저 기부금을 크게 늘리는 등 사회공헌활동(CSR)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골든블루의 쥐꼬리 기부에 '토종의 배신'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골든블루의 올 상반기 기부금액은 7,280만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306억8,800만원)의 0.23%에 그쳤다. 특히 올 들어 6월까지 매출액은 전년 동기(220억5,077만원) 대비 40% 가량 급증했으나 기부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7,450만원)보다 되려 뒷걸음질쳤다.
골든블루는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진입한 단계라 사회 공헌에 자금을 쓸 여력이 없다"고 해명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매출 증대에만 함몰돼 접대비 증액 등 잇속만 챙길 뿐 기부 등 사회 공헌은 등한시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실제 올 상반기 골든블루의 접대비는 10억원 이상으로 기부금 대비 13배나 많다. 또 작년 같은 기간(6억8,048만원)과 살펴봐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반해 그 동안 사회 공헌 활동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외국계 위스키업체들은 오히려 기부에 더 신경쓰는 모습이다. 위스키 윈저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1년간 쓴 기부금은 12억여원으로 전년(2,626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접대비는 53억원에서 45억원으로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취약계층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마음과 마음 재단'을 발족한 게 기부금 증액에 반영됐다"며 "앞으로도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사회공헌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책임음주 캠페인 '체크-메이트' 캠페인을 론칭한데 이어 한국해양대와 '부산지역 건강한 해양 환경 조성과 보존을 위한 사회공헌 협약'을 맺기도 했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주류회사에게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골든블루가 업력이 짧다고 하지만 토종 기업인데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데 비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인식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