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운동/세계화] 14. 진로소주
日시장 점유 3년째 정상
우리에게 '서민의 술'인 진로소주가 일본에서는 고급 술로 통한다. 도쿄에 있는 웬만한 술집에서 4홉들이 한 병에 4,000엔 정도에 팔릴 정도다.
진로는 지난 79년 일본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최근 3년간 일본 희석식 소주 시장에서 3년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폐쇄적이기로 소문난 일본시장에서의 진로의 성공이유는 뭘까.
품질ㆍ유통ㆍ마케팅 등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 '최고 품질에 최고 가격'이라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맛은 일본인들의 음주습성에 맞춰 당도를 낮췄다.
용기, 로고, 라벨, 디자인 등에서도 서양 위스키제품에 못지않은 고급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이러한 품질에 걸맞게 진로의 소비자 가격은 700㎖ 한 병에 837엔. 경쟁제품 보다 10~20%나 비싼 편이다.
획기적인 유통구조 개선도 일본 시장에서 적중했다. 현지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제조업체가 직접 판촉에 나서는 한국식 영업방식이 주효 한 것이다. 지난해 일본시장에서의 진로소주의 판매는 406만상자(700㎖ 12병)이다. 해마다 10~20%씩 늘고 있다.
진로는 올해 일본 전역에 전산 영업망을 확충해 500만 상자의 매출을 목표로 삼고있다. 진로는 올해 또 하나의 거대한 포부를 갖고있다. 중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진로는 중국시장을 '제2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아래 철저한 준비를 하고있다.
상반기중 '진로' 브랜드의 새 제품을 출시한다. 새로 선보일 '한국명주 眞露'는 고급화된 패키지에 23도(375㎖) 제품으로 한국요리(불고기)와 잘 어울리는 깨끗하고 부담 없는 술이자 기존 백주와의 차별화를 최대한 부각시킬 방침이다.
최근 중국사회에 불고있는 한국가요, 드라마, 패션의 대유행,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진로의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진로는 동남아 시장공략도 더욱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참진이슬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3배나 늘어난 3만7800상자(360㎖ 24병, 41만5,800달러)가 팔리는 호조를 보였다.
강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