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신용 국가신인도 추락(사설)

국내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했거나 전망이 네거티브로 낮아졌다. 은행 신용뿐 아니라 국가 신인도도 추락했다. 그런가 하면 금리와 부도율은 치솟고 있다. 환율은 계속 상승하고 외채가 늘고 있으며 외환 보유액은 줄고있다.기아사태 이후 어두운 소식이 안팎에서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푸어스(S&P)사의 국내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낮아졌다. 4개은행에 대해서는 전망을 네거티브로 표시, 신용등급의 하향조정을 암시했다. 등급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제일은행은 정부의 지원 덕으로 현상을 유지했다. 이 신용평가는 앞으로 무디스사의 평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영국의 국제금융경제전문지 유러머니에 따르면 9월의 한국 국가신인도가 국제통화기금(IMF)1백80개 회원국중 27위로 지난 3월 22위에서 5단계나 추락했다. 국가신인도 평가는 그나라 경제성적·정치위험도·국가부채·국제금융시장 접근정도 등을 토대로 한 것인데 한국은 1백점 만점에 80.25점에 그쳐 아시아 4마리용중 꼴찌로 처졌다. 이는 은행경영과 국가경제의 성적표가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해외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차입금리가 높아져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게 마련이다. 가뜩이나 은행과 기업의 해외차입이 어려워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때여서 금융경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실질금리가 미국의 2배를 넘는다. 대만에 비해서도 1.7%포인트나 높다.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그만큼 무겁다. 어음 부도율은 9월(서울)에 0.31%에 이르렀다. 장영자 사건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10월엔 더욱 높아져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직접금융 시장인 증시도 침체되어 있다. 주식시세가 내려갔다 멈췄다 하면서 바닥장세로 가고 있다. 자금조달길이 앞뒤로 꽁꽁 막혀 있는 것이다. 기아 사태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기아사태가 있기 전만 해도 경제는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낙관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던 경제가 대기업의 잇단 부도에 이은 기아사태로 다시 주저 앉았다. 기업 부실화와 금융부실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자금경색 연쇄부도 금리상승 환율급등 주가폭락으로 이어지는 금융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과 국가 경제에 대한 평가의 추락은 피할 수 없는 결과라 할 것이다. 문제를 푸는 길은 기아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는데서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정책은 부재상태다. 원칙도 없고 형평성도 찾아볼 수 없다. 금융대란설이 무단하지 않게 되어가고 있는 현상을 바로 보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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