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매로 내집 마련 해볼까

감정가는 참고만…발품 팔아 권리분석하라<br>강북 소형아파트 낙찰가율 감정가의 2배 육박<br>경매법정 분위기 휩쓸린 '묻지마 응찰' 피해야<br>전세 놓을 목적이라면 역세권·중소형 노릴만




‘작은 고추가 맵다.’ 최근 경매시장에서 소형 재개발지분과 아파트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감정가를 훌쩍 넘겨 낙찰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최근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값이 치솟고, 소형 재개발지분은 중대형에 비해 시세가 2배 이상 형성되기 때문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최근 강북의 소형 아파트나 연립ㆍ다세대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소형 물건은 처음 경매법정에 나올 때부터 치열한 경쟁 끝에 감정가를 웃도는 선에서 낙찰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인기 급등= 지난 10일 서울 북부지방법원 경매법정. 현장에 모인 250여명의 관심은 대부분 작은 물건에 쏠렸다.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 등 그동안 소외된 지역의 소형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처음 매물로 나온 도봉구 창동 주공 4단지 404동 304호(전용 41.3㎡)는 응찰자가 90명이나 몰리며 감정가(9,500만원)의 갑절에 가까운 1억7,195만원에 낙찰됐다. 대단지이고 녹천 지하철역이 가깝고 창동 민자역사 등의 개발호재가 어필한 것이다. 노원구 공릉동의 서경하누리아파트 303호(전용 68.77㎡)도 역시 처음 선보인 물건이지만 응찰자가 68명이나 몰리며 감정가(1억3,000만원)를 크게 뛰어넘는 2억2,147만원에 낙찰됐다.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의 중소형아파트(전용 85㎡이하) 경매에는 2006년에는 물건당 6~7명이 참여했으나 지난해는 8~9명으로 늘었다가 올해(3월 21일까지)는 11.86명까지 급증했다. 낙찰가율도 2006년에는 90% 안팎이었으나 지난해 100%를 넘어섰고 올들어서는 101.42%까지 치솟았다. ◇다세대ㆍ연립도 작은 고추가 매워= 최근 경매법정에서는 재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소형 다세대ㆍ연립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도봉구 쌍문동 동일하이츠A동 501호(전용 51.9㎡)는 이날 처음 선보였으나 87명이 몰린 끝에 감정가(9,000만원) 대비 174.6%선인 1억5,710만원에 낙찰됐다. 강북구 번동 석정빌라A동 2층 3호(전용 31.67㎡) 역시 79명이 몰리며 9,988만원(감정가는 5,500만원)에 바로 새 주인에게 넘어갔다.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의 중소형 연립ㆍ다세대(전용 85㎡이하)의 낙찰가율은 올들어 3월21일까지 120.54%에 달했다. 감정가보다 무려 20%이상 높았다는 얘기다. 지난 2006년 낙찰가율이 80%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무려 30%포인트가 높아진 셈이다. 입찰 참여자도 크게 늘어 2006년에는 물건당 4명안팎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상ㆍ하반기에 각각 6.39명과 9.63명으로 늘어난 뒤 올들어서는 무려 15.14명까지 폭증했다. ◇유의할 점도 적지 않아= 소형 아파트ㆍ재개발지분이 감정가 이상으로 과열조짐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의 시각도 적지 않다. 물론 감정가가 6개월가량 전 기준으로 책정돼 그동안 소형 물건 중심의 가격상승세를 감안하면 부담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으나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맘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반드시 현장을 찾아 권리분석을 꼼꼼히 해야 한다. 특히 경매법정의 과열 분위기에 휩쓸려 입찰 전 염두에 뒀던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게 써서는 안된다. 예상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낙찰을 일단 받아겠다는 생각에 애초 염두에 뒀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세대ㆍ연립에 투자하려면 앞으로 해당 지역의 개발 전망과 추진 단계를 잘 따져서 입찰에 응해야 한다. 구청 등에 문의해 개발 계획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재개발 추진이 한창 진행되는 곳은 가격이 이미 많이 뛰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자금회수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개발 기대감이 아직 본격 반영되지 않은 재개발 초기 지역 중 싼 물건이 있다면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세 수요를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소형은 젊은 층을 비롯해 전세수요가 많은 편이지만 역세권이 아니거나 주변 편의시설이 열악하다면 세입자를 구하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근석 지지옥션 매니저는 “감정가는 참고만 하고 직접 현장을 찾아 권리분석을 해야 보석을 찾을 수 있다”며 “경매로 내집을 마련하거나 투자수익을 거두려면 직접 현장을 발로 뛰고 경매법정도 찾아 분위기를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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