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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웹소설은 종이책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연재되는 소설을 칭하는 말로, 과거 PC통신 시대에는 게시판 글, 2000년대에는 '인터넷 소설' 등의 이름으로 주목받았다. 이후로는 웹툰, 유튜브 동영상 등의 콘텐츠에 밀려 다소 빛을 보지 못하긴 했지만 최근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활황세에 발맞춰 다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웹소설 유료 콘텐츠 관련 매출이 연간 수 배씩 늘고 웹소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플랫폼 사이트가 대거 문을 여는 등 시장이 부쩍 커지고 있다.
웹소설 연재사이트 '조아라'는 올해 1·4분기 25억8,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동기 13억여 원에 비해 197% 성장했다고 밝혔다. 2008년 말 업계 최초로 웹소설의 유료 판매를 시작한 조아라는 △2009년 연매출 2억 원 △2010년 4억 원 △2011년 12억 원 △2012년 31억 원 △2013년 44억 원 △2014년 72억 원으로 매년 200%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웹소설 연재사이트 '문피아'도 2013년 8월부터 콘텐츠 유료화를 시작해 지난 3월 기준 월 매출을 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전년 동기 월 매출 1억3,000만원과 비교해 7배 가까이 늘어났다. 문피아라는 단일 플랫폼에서 연봉 1억 원을 넘기는 작가도 20여 명이나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웹소설의 유료 판매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자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크게 늘어났다. 2013년, 2014년 각각 웹소설 제공 서비스를 시작한 대형포털업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물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찾아 나선 소규모 벤처 업체들도 다수다. 실제 지난해 터치북·허니앤파이 등의 사이트 등이, 올해 초에는 출판사 '자음과 모음'이 웹소설 플랫폼 '에브리원'을 오픈했다. 올해 문을 열 계획을 알리며 작가를 모으고 있는 업체도 적지 않다.
웹소설 시장의 성장은 웹툰·웹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관련이 깊다. 짧은 시간 동안 손안의 기기로 간단하게 문화 생활을 즐기는 '스낵컬처' 문화의 확대에 힘입었다는 의미다. 조아라의 김수량 팀장은 "웹소설 한 편을 읽는데 드는 시간은 5분~10분인데다 이야기의 전개도 빠르고 접근방식도 가벼워 모바일에는 최적화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며 "유료 콘텐츠 고객이 계속 늘어나는 등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연 매출 12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사업자 수가 늘어나는 데는 영화화·드라마화 등을 통해 생성될 2차 저작물도 겨냥하겠다는 목적도 크다. 웹소설은 일반 문학과 달리 문체나 구성보다는 독특한 소재나 기발한 스토리에서 얻는 재미가 커 영화·드라마, 심지어 게임이나 웹툰으로까지 재가공하기가 수월하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지상파 방송국을 통해 방영됐던 드라마 '올드맨'과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모두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