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 對北사업 올스톱 위기

北 '제3의 사업자' 염두땐 사업권 잃을수도<br>현대, 22일 北과 사업협의 앞두고 "당혹감" <br>"玄회장곁 야심가들 척결" 요구 싸고 억측도


현대 對北사업 올스톱 위기 현대아산 "당혹스럽지만 진지하게 대화 계속""향후 사업서 실리 더 챙기려 압박" 분석도재계 "통일부등 정부서 적극 중재역할해야"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김윤규 사태'가 결국 북한과 현대그룹간 공개적인 전면 갈등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 9월초부터 절반으로 축소돼 파행 운영중인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대북사업이 최악의 경우 올스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은 북한이 공식적인 불쾌감을 표시하는 수준이지만 이 같은 경고가 단순히 협상용 카드에 그치지 않고 제3의 사업자를 선택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확인될 경우 북한과 현대 간의 오랜 신뢰관계가 결정적 파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재계 주변에선 이와 관련, "통일부 등 정부의 중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시급해졌다"며 "우리 정부가 확고한 입장을 갖고 북한 측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개별 기업대 북한의 힘의 역학관계를 감안해 정부가 균형있는 남북 경협 원칙과 룰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북, 김윤규에 예상외로 집착= 북한의 조선ㆍ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ㆍ태평화위)의 담화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북한측은 이날 담화에서 "김 전 부회장의 퇴출이 현대와 북한간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배은망덕"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 같은 주장은 북측이 비공식 접촉을 통해서도 남측에 흘려온 내용들이다. 하지만 아태평화위라는 공식 채널을 통해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측도 벼랑끝 전술로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측도 김 전 부회장이 개인비리 혐의로 물러난 만큼 북한측도 어느 정도 이해할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이날 담화는 이런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달 초 국민담화를 통해 김 전 부회장은 비리 경영인으로 지목하고 "복권을 절대 있을 수 없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현대아산 "진지하게 대화 지속하겠다"=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대아산은 북한의 갑작스런 공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단은 침착하게 대응하겠다며 분위기를 추스리고 있다. 현대아산 은 2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그 동안 북측에 여러 차례 상황을 설명하고 실무자들과 사업 정상화를 위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과정을 계속해왔다, 그런데 북측이 갑작스럽게 담화를 발표해 매우 당혹스럽다"고 밝히면서도 "좀 더 시간을 갖고 북측과 진지하게 대화를 계속해나가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현대아산은 이와 함께 "남북 경협사업은 민족 공존 공영의 사업이므로 대승적 입장에서 서로 이해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또 북측이 담화문을 통해 요구한 일부 인사의 퇴출 문제에 대해선 직접적인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함으로써 북측과의 정면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북측 압박 숨은 뜻은=한편 북측이 현대아산을 몰아세우는 속내를 놓고 업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현대아산이 김윤규 전 부회장을 해임한 것이 오랜 기간 교류한 '동지'와 신의를 중시하는 북한측의 정서에 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대북사업에서 보다 많은 실리를 챙기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중 좀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쪽은 '북한 실리론'이다. 금강산 관광 사업이 예상을 넘어선 성과를 보임에 따라 북한 정부가 향후 추진할 개성 관광 사업 등에 대해선 보다 많은 이권을 요구하기 위해 이른바 '현정은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롯데관광이 표면적으로 북한의 개성관광 참가 제의를 거절했고 정부도 거듭 중재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현대아산 마저 사업에서 손을 떼는 파국을 맞게 된다면 북한도 큰 손실을 입게 된다"며 "북한측이 벼랑끝 전술로 일관하는 것은 현 회장의 사업적 그릇을 재보면서 향후 대북사업에서의 실리를 더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5/10/2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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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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