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KT, 종합통신망 정리하나

이용자 적어 갈수록 적자…애물단지 전락<br>이달 요금 倍올리자 '가입자 해지수순' 분석

KT가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는 ‘종합통신망(ISDN)’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부터 ISDN 서비스의 월 기본료를 기존의 5,000원에서 1만400원으로 2배 이상 슬그머니 인상했다. 10여년전 국민적 관심 속에 첫 선을 보인 이래 최초의 요금 조정이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01년 시내전화 기본료를 월 2,500원에서 5,200원으로 올린 데 따른 후속 조치라고 KT는 설명했다. 2개의 전화 회선을 연결해 인터넷과 전화를 동시에 쓸 수 있는 ISDN은 이용요금도 시내전화 2대를 쓰는 것과 똑같다. ISDN 가입자들은 KT의 무관심(?) 속에 지난 4년여간 절반 값에 전화 2대를 써 온 셈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ISDN이 퇴출 대상 사업이다 보니 그 동안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최근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전반적인 요금체계를 검토하다 불합리한 점을 발견하고 요금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ISDN은 한때 ‘꿈의 인터넷망’으로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은 가입자가 극소수에 불과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KT에 따르면 현재 ISDN 가입자는 7,500여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 99년의 20만여명에 비하면 4%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KT의 계속되는 ‘회유’에도 불구하고 ISDN 이용을 고집하고 있다. ISDN의 명맥이 이어져 온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인터넷 이용요금 때문이다. 접속시간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종량제 방식이어서 평균 이용시간이 적은 가입자는 기본료 포함 월 1만원 이하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전송속도가 고작 128Kbps로 2~100Mbps에 달하는 초고속인터넷과 비교가 되지 않지만 간단한 웹서핑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상당수 기업고객은 지난 4년간 요금제도의 허점과 최대 30대의 전화를 개통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 기본료가 반값인 시내전화를 유용하게 쓰기도 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KT의 뒤늦은 ISDN 요금인상은 최후의 ISDN 가입자를 해지시키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도 해석된다. KT는 “노후 장비 유지ㆍ보수와 애프터서비스 비용 등으로 ISDN 사업의 적자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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