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벨보이가 되려는 취업준비생

벨보이가 되려는 취업준비생 벨보이가 되려는 멋진 취업준비생 서춘현(커리온닷컴 대표) 필자가 대학에 특강을 할 때마다 거의 빼먹지 않고 들려주는 일화가 있다. 약 9년 전 겨울이었다. 퇴근 무렵이 다되어 책상을 정리하고 있는데 어떤 학생이 계단을 뛰어올라와 취업상담을 할 수 없느냐고 했다. 퇴근을 준비하던 터라 귀찮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어 요식적으로 희망하는 분야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학생은 00호텔의 벨보이가 되는 법을 알려 달라는 이야기다. 특이한 질문이라 생각돼 다시 "학생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신은 00대학 경영학과 4학년이라고 대답을 했다. 그의 대답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다니는 학교는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당시 그런 학교의 경영학과라면 벨보이가 아니라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어떤 직종으로라도 입사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런 조건이라면 굳이 벨보이가 아니라도 본인이 원하는 분야로 입사가 가능할 텐데 왜 벨보이가 되려고 하느냐고 물을 수 밖에 없었다. 이 때 학생은 "저는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최고경영자가 되려면 가장 밑바닥 일부터 차례로 경험해야 나중에 제대로 회사를 경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감동적이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것이지만 실제로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는 자세에서 이 학생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이 학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번에는 반대의 경험을 이야기 해보자 역시 대학에서 특강을 할 때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경우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좌석 배치만 봐도 차이가 난다. 취업이 잘 되는 학교의 경우 취업특강을 하게 되면 연단 앞자리 주위로 모이고 질문이 빈번한 반면, 그렇지 못한 대학에서의 강의는 연단 앞은 사과를 파먹은 것처럼 텅 비어 있고 가장자리 쪽으로 빙 둘러 않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참여인원도 적고 질문도 거의 없다. 그나마 질문의 내용이 명문대학에 비해 불이익을 당한다는 하소연이 많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 그렇다는 이야기다. 왜 그럴까. 취업이 안되기 때문에 강의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일까. 아니면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취업이 안 되는 것일까. 필자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가장 잘못된 편견 중의 하나가 모든 기업이 명문대만을 선호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건 순전히 오해다. 기업마다 기업풍토가 다르듯이 선호하는 대학도 다르다. 어떤 기업은 일부러 비명문대를 선호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도 무조건 명문대 순으로 입사 시키지 않는다. 충분히 길이 열려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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