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미국 골프매거진은 1959년에 탄생한 50년 전통의 골프 전문지로 전 세계에 번역 출간되고있다. 국내에서는 서울경제신문이 미국 골프매거진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1999년부터 본지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을 발행해오고 있다. 전통과 권위를 갖춘 세계적인 골프지로서 골프매거진은 2년마다 세계 100대 코스를 발표하며 골프계 발전에 기여해오고 있으며, 2002년부터는 세계 100대 코스들의 클럽대항전인 월드클럽챔피언십(WCC)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지난 6월, 골프매거진의 주관으로 열리는 WCC의 일곱 번째 대회가 나인브릿지에서 치러졌고, 골프매거진에서는 에먼 린치(37, 노던아일랜드) 부국장이 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나인브릿지를 찾았다. 골프가 삶의 일부와도 같은 노던아일랜드인으로 미국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에먼 린치 부국장을 만나 코스 선정에 대한 입장과 시각,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와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 골프에 대한 인상에 대해 들었다.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이자 골프매거진의 부국장으로 재직 중인데 간단한 프로필과 현재의 역할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과거에는 뉴욕의 데일리 뉴스 리포터와 잡지사 기자로 일했다. 골프매거진에 합류한 후에는 특집 기사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편집방향을 고민하는 등 편집장을 보조하며 잡지 발행과 관련한 모든 부문에 참여하고 있다. 골프매거진의 골프 여행(Trips) 섹션에 본인의 기사를 실어온 것으로 안다. 전 세계의 독자들이 골프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코스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있는데 지면에 소개되는 코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퀄리티가 뛰어난 코스들, 효율적인 코스 위주로 소개된다. 투자 비용이 적더라도 코스 관리와 운영이 잘 되는 코스가 좋은 코스라고 생각한다. 투자 규모에 비해 코스의 수준이 떨어지는 코스는 좋은 코스가 될 수 없다. 그런 기준으로 코스를 선정하고 스텝 회의를 통해 잡지에 게재할 것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100대 코스에 선정되면 지면에 소개할 기회도 늘어나는가. 100대 코스라고 해서 무조건 지면에 소개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관광지인 미국 플로리다주는 해안 휴양지들과 함께 골퍼들은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하기를 꿈꾸는 코스를 갖추고 있다. 꾸준한 요구가 있는 만큼 플로리다의 코스들은 소개할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세계 100대 코스인가 아닌가는 지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 번 소개된 코스가 또 다시 소개되는 경우도 있는데. 코스를 소개할 때는 해당 골프장을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보다 골프를 위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건 아닌지를 고려한다. 새로운 골프장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골퍼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는 경우에는 한 번 소개되었더라도 재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코스 선정위원으로서 코스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엇인가? 코스를 평가하는 데는 A에서부터 B, C, D, E…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기준이 적용된다. 심미성 다양성 등의 코스의 요소도 중요하며, 그밖에 이 코스에 다시 오고 싶은가 아닌가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10차례 정도는 다시 오고 싶어야 세계 100대 코스로 선정될 만한 자격을 갖게 되지 않을까. 다시 오고 싶은 코스가 아니라면 18홀 후 음료수나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코스 선정의 궁극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골프매거진은 어떤 의도로 세계 100대 코스를 선정했나. 골프매거진은 수년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1983년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각 나라마다 최고의 골프장이 있으므로 전 세계의 베스트 코스를 선정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해 좋은 코스를 선별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야구에 대해 토론하듯 골프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골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장을 제공하고자 했다. 각 나라별 코스와 골프문화의 차이점도 찾아낼 수 있고, 나인브릿지처럼 새로운 코스와 함께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아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세계 100대 코스는 ‘코스’를 평가하고 선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코스 이외에 골프장의 서비스나 시설 등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가? 무조건 골프코스를 위주로 평가한다. 서비스나 시설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시설의 수준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코스보다 우선하지는 않는다. 클럽하우스 시설이 업그레이드되고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의 메뉴가 맛있는지는 코스 평가에서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다녀본 골프장은 얼마나 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를 꼽는다면. 구력은 12년 정도, 지금까지 다녀본 코스는 300개 정도 되며, 세계 100대 코스 중에서는 30~40개 코스 정도를 돌아봤다. 그중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가 골프의 발상지라는 역사적인 의미와 함께 주변의 자연 경관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 최고의 코스로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서는 사이프레스 포인트가 단연 으뜸이었다. 절묘한 코스 세팅과, 해안 절벽과 어우러지는 자연경관이 뛰어났다. 3마일 거리에 인접한 페블비치까지 그 해안가의 주변 환경은 아주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코스들 중에서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코스 리스트가 있다면. 뉴욕주의 내셔널 골프링크스는 두 번이나 예약을 했다 불가피하게 취소한 적이 있어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고, 깃대에 깃발 대신 매달린 버드나무 가지 통이 골프를 더욱 어렵고 재미있게 한다는 펜실베니아주의 메리언 골프클럽도 가보고 싶은 곳이다. 호주의 로얄 멜버른은 친구이자 건축가인 톰 도크가 설계한 곳이어서 방문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나인브릿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패널로서 어떤 느낌을 받고 어떻게 평가했는지 궁금하다.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우리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된 곳이지만 이렇게 훌륭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나인브릿지 코스에서 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강력한 테스트였다. 수준급 골퍼에게는 테스트 무대가 되고, 중간 정도의 핸디캡 골퍼라면 즐기면서 플레이하는 코스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한 홀에서 플레이하면서 인접한 다른 홀들이 보이지 않아 홀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다른 곳에서 경험해보거나 기대하지 못했던 독특한 문화도 인상적이다. 나인브릿지는 2007년에 60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순위 상승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60위는 아주 공정한 평가 결과라고 생각한다. 처음 진입하는 코스라면 상위권으로 선정되기 어렵지만 패널과 많은 골퍼들이 경험하면서 순위 상승이 가능했다. 나인브릿지가 세계 100대 코스에 처음 선정된 2005년 이후 새로운 패널들이 많이 방문했다. 새로운 100대 코스를 의욕적으로 방문해 많이 경험하면서 코스의 숨은 가치들이 드러났고, 이것은 2007년에 순위 상승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반대로 기존의 상위권 코스 중에서는 추락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의 첫 세계 100대 코스인 나인브릿지로 인해 한국 골프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세계 최고의 코스로 통하는 100대 코스 진입은 쉽지 않다. 우선 코스의 바탕이 되는 환경이 좋아야 하고, 훌륭한 코스설계와 함께 엄청난 비용과 시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코스를 운영하는 뚜렷한 비전이 필요한데 나인브릿지에는 그것이 있었다. 물론 나인브릿지의 활약은 한국 골프 수준을 끌어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5년에 이어 2007년의 순위 상승은 한국 골프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한국은 골프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지만 첫 세계 100대 코스의 탄생이 한국의 골프문화 향상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코스평가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의 패널들에게 코스평가의 방법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린다. 코스 선정은 독자에 대한 서비스, 골프계 기여, 매체의 영향력 상승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코스를 평가하는 패널의 자질과 선정 방식이 중요하다. 평가 과정에서 패널은 직접 경험하고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것을 반영해야 한다. 남들에게 들은 바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직접 플레이해보면서 현장에서 있는 그대로를 평가해야 한다. 엄정한 기준을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코스 선정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독자층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특정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일반 대중을 상대로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10개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코스를 선정한다면 독자들에게는 흥밋거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방문 가능한 코스가 늘어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