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27일 장중 등락폭 70포인트가 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아직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미국의 신용경색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다 삼성특검 결정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신용경색ㆍ삼성특검 등 국내외 악재로 투자심리 악화=미 신용경색 문제가 더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일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긴 했지만 이는 과도했던 시장 하락에 대한 기술적인 반등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 시장을 괴롭혔던 모기지 부실로 인한 경기둔화 및 중국긴축 우려 등 시장 악재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반등의 선행요건이 미국 증시의 안정임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부 역시 미 증시 향방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경우 1,800선 아래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크게 없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수준에서 단기저점을 형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특검 여파가 예사롭지 않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4.26% 급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SDI(-4.76%), 삼성엔지니어링(-5.33%), 삼성전기(-5.38%), 에스원(-4.30%) 등이 4~5% 하락했다. 또 삼성물산(-2.05%)과 삼성정밀화학(-1.23%), 삼성증권(-2.89%), 삼성테크윈(-2.92%), 제일모직(-2.29%), 크레듀(-3.70%), 호텔신라(-1.29%) 등도 대체로 약세였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투자심리가 불안정한 가운데 악재가 불거진 삼성그룹주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면서 “특히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기업투명성과 불확실성 관련 이슈가 부각됐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국내외 대형 악재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전일 지수 상승은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였다기보다는 최근 급락세를 불러왔던 외국인의 매물감소와 투신의 매수 덕분”이라며 “이전 같으면 개인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저점매수에 나서 지수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일은 그렇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고객 예탁금은 전 거래일보다 2,453억원 감소한 11조812억원으로 11거래일 연속 감소세다. ◇투자자, 어떻게 해야 하나=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까. 일단 시장이 불안정한 것을 감안, 안정을 되찾기 전까지는 관망하라는 자제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상헌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큰 기간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지표가 확인될 때까지는 현금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라는 주문도 나온다. 이해아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흐름이 미국 경기전망 등 대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대외민감도가 높은 업종에 대해서는 실적주 중심의 선별적인 접근방식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또 7월 폭락 이후 전고점 탈환의 선봉이 됐던 기관의 매매동향에 주목하라는 분석도 있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주 동안 기관은 기존의 산업재 및 소재 중심의 중국 관련주에서 벗어나 경기 관련 소비재 중심의 전기전자 및 자동차 업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들 업종의 경우 가격 메리트가 있는데다 해외변수가 안정화되면 기관들의 매수확대를 예상할 수 있어 포트폴리오 재편성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