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宋斗律ㆍ59ㆍ독일 뮌스터대) 교수가 1973년 북한 노동당에 입당한 뒤 그동안 당원 신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이와 관련, 송 교수가 이날 준법서약서 성격의 문건을 국가정보원에 제출해 검찰과 국정원 등의 대응이 주목된다.
송 교수의 변호인인 김형태(金亨泰) 변호사는 이날 오후 7시 “송 교수가 73년 북한을 방문하면서 노동당 입당원서에 서명한 사실을 국정원에서 자진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91년에 첫 입북한 것으로 알려졌던 송 교수는 73년과 80년대 후반에도 북한을 방문했으며, 이 과정에서 북한으로부터 수백 달러씩의 항공비를 지원받았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73년 당시 유신체제에 반감을 가진 많은 해외지식인들이 방북하면서 북한 요구에 따라 `요식행위`로 입당원서에 서명했다”며 “송 교수가 탈당하지 않았던 것도 당시 행위가 노동당 입당이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 변호사는 “송 교수는 노동당 후보위원이 아닌데다 당원 활동이나 친북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먼저 밝혔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이날 국정원에 `나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제출, “노동당원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며, 이번 사태가 한국민주화운동에 누가 됐다면 국민께 사죄드린다”며 “이제부터 우리나라의 법도 염두에 두고 살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문건이 준법서약서 성격임을 시사한 뒤 “송 교수가 노동당 탈당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송교수가 송치돼올 경우 검찰은 공소보류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석기자, 박은형기자 jseok@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