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반도 경색국면 완화… 한·미 출구전략 속도

■ 케리 "美, 북한과 대화 원한다"<br>박 대통령과 접견선 신뢰 프로세스에 공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지 하루 만인 12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국제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위협으로 경색되고 있는 남북관계에서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케리 장관을 청와대에서 만나 대화 제의 이후 한미 양국의 대북공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는 '강(强) 대 강' 구도가 북한의 도발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현재 한미 양국은 대북 기조를 압박에서 대화 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 문제가 있어도 항상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한다"며 "북한과는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과거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위협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대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미국 역시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계획을 연기하는 등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또 케리 장관은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박 대통령은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과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통일부에서도 류길재 장관의 대북 성명에 대해 "사실상 대화 제의를 한 것"이라며 출구전략에 동참했다. 류 장관은 전날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성명 발표를 한 뒤 "대화 제의라기보다는 현재 개성공단 문제, 북한의 가중되는 위협적인 행동 등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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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실상 대화 제의 취지로 말했는데 명시적 표현이 없어서 다소 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화를 제의한 것에 대해 현재까지 북한이 특별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아 대화가 실제로 이뤄지기까지 북한과의 접점을 모색해야만 한다.

김 대변인은 "북측이 우리 정부의 메시지에 고민할 것이고 고민을 하는 데 따라 반응이 있을 것"이라며 "반응이 구체적 공식 대화 형태로 올 수도 있고 북측의 구체적 대화 제의시 (우리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화 제의에 관해 정부 내 부정적인 의견이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현시점에서 북한에) 사과를 하든지, 사정을 하든지 대화를 하자고 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현재는 도발을 하면 엄청난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전쟁 억지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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