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시장 "군사충돌 없으면 충격 크지 않을듯"

권순우 삼성경제 실장

금융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는 이미 알려진 악재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사태가 대북 제재에 이은 추가 교전 등으로 확대될 경우 남유럽의 재정위기와 맞물려 환율·증시 등이 급변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20일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은 있겠지만 미국과 확고하게 공조하고 있기 때문에 커다란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현재 한미 공조와 중국의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북한이 이번 일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그 정도의 반응은 이미 예상됐고 국제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은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지 않다"며 "천안함 리스크는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주가가 급락했지만 중장기적인 대세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 북한의 핵개발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출렁거렸지만 조만간 안정을 찾았다는 것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그동안 서해교전이라든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를 살펴보면 금융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이 있었으나 실물경제에까지는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도 "천안함 사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와중에도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렸다"며 "앞으로 사안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달렸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역시 이번 사태가 주가나 환율에 이미 반영돼 있어 추가 교전 등이 없는 한 일회성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단기적인 충격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할 것"이라며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외화차입 금리가 오르는 등의 악영향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천안함 사태보다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사실 북한이 이번 일을 저질렀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천안함 사태에 국제공조를 하고 있어 우리나라 금융업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그리스 사태 등의 여파로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강해지고 있어 북한에 대한 안보리 회부 및 준전시 상태로 발전할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의 '셀 코리아'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증시급락과 환율급등 등의 후폭풍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금융위기 가능성이 또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오 실장은 "지정학적 위기는 후속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달려 있는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돌발변수가 생기는 등 악조건의 연쇄반응이 일어난다면 투자심리와 소비심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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