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도브마운틴GC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빅토르 뒤비송(24·프랑스)과 5번째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했다.
2007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데이의 통산 두번재 우승이자 그의 경력에서 가장 큰 승리였다. 세계 6대 프로골프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WGC 시리즈는 대회별 총상금이 900만달러로 메이저대회를 능가하는 빅 이벤트다. 데이는 이날 우승으로 153만달러(약 16억5,000만원)의 거액을 챙겼다.
이전까지 PGA 투어에서는 2010년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우승이 전부였음에도 세계랭킹이 4위(종전 11위)까지 점프한 것은 꾸준함 덕분이다. 데이는 통산 6차례나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에는 마스터스 3위, US 오픈 2위에 올랐다. 모두 13차례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6번이나 톱10에 들었다. 지난해 4대 메이저 중 3차례 톱10에 든 선수도 데이와 애덤 스콧(호주)뿐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월드컵골프대회에 스콧과 함께 호주대표로 나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올랐다.
데이의 장점은 간결하고 파워풀한 스윙에 있다.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매거진은 "안정된 준비자세와 다운스윙 전환 때 빠른 엉덩이 회전 등을 갖춘 전형적인 표준 스윙"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대회 64강전부터 승승장구한 데이는 이날 결승에서 3홀 차까지 앞서다 뒤비송의 맹추격에 18번홀에서 동률을 허용했다. 연장전에서 뒤비송의 마법같은 위기 탈출에 기가 꺾일 수도 있었으나 5차 연장전에서 1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23홀 승부를 마감했다. 지난해 유럽 투어 첫승을 기록한 뒤비송은 첫번째와 두번째 연장전에서 선인장과 나뭇가지 아래 놓인 볼을 잇달아 홀 가까이 붙여 파 세이브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위 상금도 90만6,000달러(약 9억7,300만원)나 된다. 3-4위전에서는 리키 파울러(미국)가 베테랑 어니 엘스(남아공)를 상대로 첫번째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데이는 불우했던 환경을 골프로 이겨낸 선수다. 아일랜드계 호주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 골프를 가르친 아버지를 12살 때 여의었다. 방황하던 그를 붙잡은 사람이 바로 현재 그의 스윙코치이자 캐디인 콜린 스와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