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디저트 개·성·시·대

수십가지 파이·케이크 입맛따라 골라 먹는다

20~30대 젊은층 취향 뚜렷하고 보는 즐거움까지 중요하게 여겨

제과업계 다양한 파이 잇따라 출시

녹차 크림 케이크·스페인식 츄로 등 백화점도 이색 디저트로 시장 공략

패기파이 대표 제품들

던킨 뉴욕파이도넛

# 뉴욕의 소호지역에서 미국 타임지가 '2013년 최고의 발견 25선'으로 손꼽은 크로넛이 탄생했다. 크로아상과 도넛 패스트리가 합쳐진 독특한 형태의 이 디저트는 층층이 쌓인 파이의 바삭한 식감과 도넛처럼 동그란 모습 안에 달콤한 시럽 등을 넣은 '이종간의 결합'으로 단숨에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5월 뉴욕 맨하튼 스프링가의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에서 첫 선을 보인 크로넛은 뉴욕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은 물론 베를린에서 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서울도 크로넛 열풍에 빠진 도시 중 하나다. 해외 연수를 다녀온 20~30대가 급격히 증가한 탓에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의 디저트 문화가 국내 외식업계에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수 년전에는 마카롱과 슈니발렌이 유행을 이끄는 디저트였다면 최근에는 크로넛과 미트파이 등을 앞세운 파이류, 크레이프 케이크 등이 그 뒤를 잇는 모습이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디저트가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디저트를 사 먹는 주 소비자층인 20~30대 여성들이 계속해서 새롭고 독특한 디저트를 찾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연스레 시장도 신규 제품을 발굴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

특히 20~30대 여성들은 디저트를 선택할 때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뉠 뿐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아이템을 찾아가 먹는 적극성을 보이기 때문에, 언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디저트보다는 자신의 입맛과 취향을 반영한 디저트를 원한다. 또한 먹는 즐거움 외에도 보는 즐거움을 중요하게 여겨 알록달록한 색상의 토핑이 들어가거나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이 가능한 디저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디저트가 바로 '파이'다. 파이는 서양 문화권에서는 우리나라 떡처럼 여길 정도로 역사와 전통이 담긴 음식이다. 국내 제과점에서는 과일이나 치즈, 크림 등을 넣은 디저트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지만 본래 파이는 고기나 야채를 넣어 식사 대용으로 먹었다. 이런저런 재료를 잔뜩 넣어 만들어 내는 모습이 마치 까치(맥파이)가 둥지 속에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파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변형된 파이라 할 수 있는 크로넛은 지난해 7월 '뉴욕파이도넛'을 출시한 던킨도너츠를 통해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던킨도너츠는 '뉴욕파이도넛'을 출시하기 위해 크로넛의 느끼함을 줄이고 도넛 속에 32겹의 페스츄리 도우를 층층이 쌓아서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제조법을 개발했다. 직영점 위주로 판매하는 '뉴욕파이도넛'이 인기를 끌자 바삭한 파이도우를 활용한 '아몬드 파이도넛', '할라피뇨 소시지 파이도넛' 등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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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 관계자는 "'뉴욕파이도넛'을 비롯한 파이도넛은 출시한지 얼마 안 됐지만 전체 도넛 가운데 매출 점유율이 10%에 달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하루 2~3회 매장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주로 직영점에서 판매되는 '파이도넛 3종'은 취급 매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는 또 있다. 수제베이커리 미고(MIGO)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파이를 취급하는 '패기파이' 디저트 전문브랜드를 선보이며 디저트 시장의 새 흐름을 공략하고 있다.

싱싱한 과일을 올린 딸기치즈 크림파이, 코코넛 크림파이에서부터 메이플 피칸파이, 초코퍼지 파이 등 20여 종의 다양한 파이를 판매하는 패기파이는 파이에 고기를 넣은 미트파이로 디저트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가벼운 간식은 물론 끼니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이 미트파이는 최근 밥을 대신할 수 있는 한입 디저트를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패기파이 관계자는 "파이가 식문화의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야구 관람을 페스츄리 도우 안에 햄이나 소고기를 넣어 만든 미트파이를 즐겨 찾는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맛과 영양 모든 면에서 만족할 수 있는 디저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와는 출발점이 다르지만, 겹겹이 쌓아올린 얇은 크레이프 사이에 크림이 담겨있는 크레이프 케이크도 '나만의 디저트'를 찾는 디저트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4월 말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광주점 등에 동시에 오픈한 '레이디 엠(Lady M)'은 유명 레스토랑 가이드북인 자갓(ZAGAT)에서 3년 연속 디저트 부문 1위로 선정된 미국 뉴욕의 동명 점포에서 출발한 곳이다. 백화점 매장 외에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단독 매장을 운영하는 '레이디 엠'은 밀크레이프케익과 초코, 녹차 크림이 들어간 크레이프 케이크를 내세워 고급스러우면서도 새로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스페인식 츄로(츄러스) 전문점인 '츄로 101'로 개성 넘치는 디저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츄로 101'은 앞서 압구정점의 팝업스토어와 수원점 식품관 리뉴얼 과정에서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확인한 후 올해 2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고메이 494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전에는 베이커리 중심의 시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종류가 세분화하면서 파이나 츄러스 등과 같은 특정한 카테고리가 킬러제품으로 뜬다"며 "명품관 내 식품관인 고메이 494 역시 이 같은 추세를 반영했으며 지난해보다 디저트 제품군 매출이 20% 이상 신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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