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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품 관광] <7> 의료관광-한방

간단한 시술로 미용관리서 성형까지… "한의학 원더풀"<br>"치료 효과 좋다" 입소문 타고 본산 중국서도 한방관광 행렬<br>대형병원 늘리고 시설 확충… 양방과 협진 활성화 등 시급

자생한방병원을 찾은 서양인 한방의료관광객이 진맥을 보고 있다. 한류와 대장금 등 문화 콘텐츠가 수출되면서 해외에서 한방의료관광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일본에도 전통의학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피부 관리나 미용 관리를 해주는 곳은 없습니다. 저는 부인과 계통의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산부인과에 가려고 하니 미혼이고 해서 두려웠어요. 한국에 가서 침을 맞으면 효과가 있다고 해서 서울을 방문하면 한의원에 가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간 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 또 오게 됐습니다."

일본 오사카 와카야마(和歌山)현에 사는 후쿠모토 치카(福平千賀)씨는 서울 명동의 이은미한의원을 두 번째 찾았다. 그녀가 일본의 수많은 병원을 놔두고 굳이 한국 한의원을 찾는 이유는 치료를 받고 돌아갈 때마다 효과를 확실히 보고 있기 때문.


그는 "일본에서 양방 치료를 받으면 호르몬제를 투여하는 게 보통인데 그럴 때마다 몸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 한국 한의원을 찾고 있다"며 "한의원이라고 해서 늙은 할아버지가 허름한 병원에서 진료를 볼 줄 알았는데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고 있고 시설도 현대적이어서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한방의료관광=후쿠모토씨에 따르면 일본 여성들 사이에 한방 치료의 효험에 대한 입소문은 하루가 다르게 퍼지고 있다. 후쿠모토씨의 말처럼 중국의 한의학이 치료 위주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치료에 더해 피부, 비만, 체형 교정, 한방 성형 등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본인들이 대부분이던 한방의료관광객들도 홍콩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는 물론 한의학의 본산인 중국은 물론 러시아 의료관광객들까지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방 진료를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의 숫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성인 한방의료관광협회 상임이사는 "한방 진료를 받기 위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의 숫자는 9,456명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 같은 통계치는 실제 숫자의 30% 선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광고는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자유롭게 광고를 할 수 있는 데다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관광객의 숫자는 굳이 보고할 의무도 없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방의료관광의 명과 암=그렇다고 한방의료관광의 앞날이 온통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고 있는 까닭에 한방은 양방에 비해 대형 병원의 숫자가 적다. 이는 바로 의료관광객 수용 능력과 직결된다. 이와 관련해 이 상임이사는 "한의학계도 양방처럼 대형 병원과 시설을 확충하는 게 급선무"라며 "하지만 한방은 양방에 비해 투자자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방보다 낮은 의료수가도 문제다. 양방의 경우 대형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경우 높은 수가를 받을 수 있지만 수술에 제한적인 한방에서는 무작정 수가를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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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외국인에 대한 한방 의료기관의 진료비 수가는 낮은 편이 아니다. 2010년의 경우 외국인 환자 1인당 한방병원의 평균 진료비는 69만6,000원, 한의원은 44만2,000원으로 내국인 환자의 평균 진료비 7만3,000원의 6~9배에 달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더 많은 외국인 환자의 유치를 위해 양ㆍ한방의 협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방에 양방이 들어가서 협진으로 성공한 적은 있지만 양방이 한방에 들어가서 협진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한방에 대한 양방 측의 불신이 높은 까닭이다.

한방의료관광이 일본에 편중된 것도 문제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한방의료관광객 추이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09년 2,143명이던 한방의료관광객은 2010년 4,168명, 2011년 9,899명으로 해마다 두 배씩 폭증하더니 엔저가 시작된 2012년에는 9,456명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방의료관광의 주 고객층이 여성이라는 것은 강점이다. 여성들은 자기 미용과 관심사에 관한 한 경기가 안 좋아도 씀씀이를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엔저에도 불구, 일본 여성이 주축을 이루는 의료관광객의 숫자가 2012년에도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나름대로 선방한 것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이 밖에 한방이 양방과 달리 시술이 간편해서 두려움 없이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한방의료관광을 문화 자원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사상체질로 건강을 검진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서양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욱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 차장은 "기존의 템플스테이나 한식ㆍ태권도ㆍ명상 같은 아이템에 한방의료관광을 곁들이는 융ㆍ복합 방식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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