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려워도 해외여행객 밀물
유가상승·주가급락·환율상승 등 국내외 악재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해외여행 등을 위해 출국하는 내국인수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13일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출국한 내국인 수는 437만7,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2만6,000여명에 비해 27.7%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해외여행자수는 올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인 591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IMF체제 직후인 98년의 339만3,000여명에 비해서는 무려 74.3%, IMF 이전인 97년의 527만여명 보다도 12%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달 1~25일 김포공항을 통해 외국으로 나간 내국인 출국자수만 28만6,340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5만2,051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한달간 출국한 27만8,505명을 훌쩍 뛰어남는 숫자다.내국인 출국자는 올들어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7월에는 사상최대인 47만5,291명에 달하는 등 매달 지난해 동기보다 급증하는 추세다.
또 해외여행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유럽과 호주 등 장거리 해외 여행객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반기 동안 유럽을 찾은 내국인 여행객은 12만3,326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5.3% 증가했고 호주로 출국한 여행객은 4만3,190명으로 67.3% 증가했다.
일본(28.7%), 미국(36.3%) 등 전통적으로 왕래가 많은 지역에 대한 상반기 내국인 출국자 증가율은 전체 평균 증가율을 밑돌았다.
씀씀이도 헤퍼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해외 여행객들은 지난해(1~7월) 1인당 평균 1,076달러를 사용했으나 올해에는 같은 기간 1,262달러로 17.3% 나 늘어났다.
반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한국에서 쓴 돈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479달러에서 올해에는 1,156달러로 24.5%나 줄어들었다.
김정곤기자
입력시간 2000/10/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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