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예금으론 노후대비 어려워 … 위험 있어도 펀드로 수익 높여야

■ 머니 무브 급변하는 자본시장 <5> 필수가 된 자산 리모델링

저금리·저성장·저물가 시대

중장년층 '퇴직연금' 가입 등 포트폴리오 '안전' 탈피 필요

노후까지 시간 많은 2030은 적립식 주식형펀드 투자를


1%대 초저금리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0~30대 청년층은 자산증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퇴직 이후를 대비한 노후설계를 다시 해야 할 판이다. 전문가들은 예금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연령대별 적절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향으로 '자산 리모델링'을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최근 '은퇴백서' 보고서를 통해 "저성장·저금리·저물가가 '뉴 노멀'로 떠오르는 요즘 안정성과 수익성·유동성을 모두 만족 시키는 상품을 찾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예·적금, 원금보장, 예금자보호 상품 등 안전자산 위주 포트폴리오가 과연 '안전'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30대 변동성 높은 상품에 눈 돌려야='자산 리모델링'은 갖고 있는 자산과 연령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직장생활 초기를 지나고 있는 20·30대 젊은 층의 경우 대체로 투자할 만한 목돈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떠오르는 대안은 적립식 형태의 주식형펀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현재의 저금리에서 채권형펀드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섞어서 적절히 섞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산 관리의 가장 큰 이유인 '노후준비'까지는 많은 시일이 남아 있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국내 중소형주나 중국 혹은 아시아 신흥국 증시와 같이 일정 수준의 변동성이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안윤철 삼성증권 은퇴준비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목돈이 없어 적립식 투자가 불가피한 젊은층은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는 중소형주·성장주에 투자하는 상품 비중을 늘리는 게 좋고 해외펀드로 눈을 돌린다면 중국본토펀드 중에서도 대형 우량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의 과제, 퇴직연금 불리기='노후준비'라는 단어가 더는 남의 얘기가 아닌 40·50대 이상은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만한 퇴직연금펀드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시대에 퇴직연금과 같은 장기투자에서는 금리가 1%포인트 차이만 나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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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퇴직연금펀드들은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인컴플러스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F' 펀드가 13.50%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KB퇴직연금배당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F(13.19%)' '삼성ABF Korea인덱스증권투자신탁[채권](C-P)(10.16%)' 등 대부분 정기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올해 1~3월 퇴직연금펀드로 1조원 이상이 유입되는 등 자금 유입도 활발한 편이다.

퇴직연금이 노후준비를 위한 마지막 '보루'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퇴직연금펀드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게 걸림돌이다. 그러나 2%대 은행 퇴직연금신탁 이자율로는 3%대로 추산되는 생활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에도 못 미치는 현실에 퇴직연금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날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가들 포트폴리오 재편 활발=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외 펀드로의 이동으로 주로 중국 관련 금융상품들로 채워지고 있다. 중국증시의 후강퉁(상하이증시-홍콩증시 교차거래)과 관련된 중국본토펀드 및 후강퉁 관련 자문형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가 주류를 이룬다. 연내 선강퉁 시행 전망에 따른 중국본토 중소형주펀드, 상하이증시 과열에 대응하기 위한 홍콩증시 펀드도 권유의 대상이다. 지수영 유안타증권 W Prestige 강남센터 차장은 "중국증시 기업공개(IPO)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찾는 수요도 있어 관련 금융상품의 출시를 기다리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낮은 예금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투자상품으로 말을 갈아탄 신규 고객들에게는 안정성을 위해 채권투자를 권하고 있다고 PB들은 말했다. 2~3%대 수익률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2년 만기 회사채나 3개월 만기로 수익률 3.3%선을 유지하는 특판 RP 등이 추천 대상이다. 권문규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장은 "3개월 단위 만기가 짧은 전자단기사채도 수익률이 요즘 은행 이자의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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