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금철 전문기업인 심팩ANC가 상장준비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창사 이후 세 차례 명찰이 바뀌었다. 시작은 1959년 설립된 주식회사 한국전기야금이지만 포항으로 본사를 옮긴 후 1988년에 사명을 한합산업으로 변경했다. 이후 IMF시기를 거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2006년 심팩에 피인수되면서 지금의 심팩ANC가 됐다. 심팩ANC는 국내 최초로 합금철을 개발ㆍ생산했고 이후 고분자화학, HR사업 부문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합금철은 철 제조에 필수적인 부원료로 철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가공의 편리성을 위해 사용된다. 심팩ANC는 지난해 매출액 811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달성했다. 3년 전 매출액(444억원)과 영업이익(58억원)을 감안하면 연평균 35%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올 1ㆍ4분기에는 매출액 376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국제 합금철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이 같은 실적호전이 가능했다. 합금철 주 원재료인 망간광석과 훼로망간 가격이 연초 대비 각각 130%, 80% 정도 상승했는데 이 영향으로 상반기에만 판가가 4차례 인상됐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 합금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함에 따라 당분간 가격이 오르고 국내업체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합금철 산업은 심팩ANC를 비롯해 동부메탈,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4개 기업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 동일산업과 태경산업은 이미 상장돼 있다. 이들 두 기업의 주가는 주식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적개선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각각 95%, 35% 가량 상승했다. 심팩ANC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동부메탈, 동일산업에 이어 업계 3위다. 그 동안 포항지역 금속노조 산하 강성 노조 중 하나였던 심팩ANC 노조는 지난 1월 조합원 투표에서 100% 찬성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최진식(사진) 회장은 “처음 회사를 인수했을 당시 직원들은 극도로 경영진을 불신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복리후생은 물론 작업환경 개선, 고용보장 등 세심한 부분까지 직접 나서서 챙기면서 민노총 탈퇴도 원만히 해결됐다”고 말했다. 심팩ANC는 오는 9~10월께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24일 증권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청구 승인을 받았다. 상장주간사는 동양종금증권으로 최대주주는 심팩홀딩스(51%)이며 나머지는 심팩(49%)이 갖고 있다. 상장이 이뤄지게 되면 심팩홀딩스와 심팩이 전체 물량에서 각각 30.6%, 29.4%, 총 60%를 보유하고 나머지 40%가 기관 및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배정된다. 총 발행주식수는 1,300만주다. 최 회장은 “사업을 생각할 때 기본은 10년 후를 내다본다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심팩ANC는 현재 합금철 산업에서 선두는 아니지만 앞으로 신품종 개발에 주력해 정상의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