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즐거운 일터] 기업 문화가 경쟁력이다

일하고 싶은 곳 만들면 창의성 극대화 가능<br>노사 일체감도 높아져 경영성과 더 뛰어나<br>구글·픽사등은 기업문화가 브랜드로 정착<br>글로벌기업들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라


[즐거운 일터] 기업 문화가 경쟁력이다 일하고 싶은 곳 만들면 창의성 극대화 가능노사 일체감도 높아져 경영성과 더 뛰어나구글·픽사등은 기업문화가 브랜드로 정착글로벌기업들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라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관련기사 • [즐거운 일터] SK에너지 • [즐거운 일터] GS칼텍스 • [즐거운 일터] 현대중공업 • [즐거운 일터] 동부 • [즐거운 일터] 두산 • [즐거운 일터] 현대모비스 • [즐거운 일터] 코오롱 • [즐거운 일터] STX • [즐거운 일터] 삼성SDS • [즐거운 일터] 아모레 퍼시픽 • [즐거운 일터] 웅진코웨이 • [즐거운 일터] 한국암웨이 • [즐거운 일터] 유니베라 • [즐거운 일터] 대한전선 • [즐거운 일터] 한국생산성본부 • [즐거운 일터] 린나이코리아 지난 2002년 전력산업 사상 최초로 38일간의 장기 파업에 시달렸던 한국중부발전㈜ 서천화력발전소. 좀처럼 씻기 힘든 갈등을 겪었지만 2005년 노사협력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며 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몇 년새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변화의 물결은 노사가 파업 이후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해 손잡으면서 시작됐다. 사용자측은 수시로 노조 대표들과 만나 회사 현안을 협의했고 고충처리위원회, 노사공동 워크숍, 노사간부 수련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체감을 착실히 쌓아왔다. 근로자 72%에게 제공되는 사택, 독신자 숙소 지원, 장기 상환 주택과 전세자금 지원 등의 복리정책에다 1인당 연간 183만원(임금 대비 3.5%)의 교육투자 등도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성공신화를 이끌어냈다. 반면 지난 5월 미국 다임러크라이슬러는‘잘못된 만남’이라는 혹평을 감수하며 합병 9년만에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실패는 효율성을 강조해온 벤츠와 창의력을 앞세운 크라이슬러의 기업문화가 제대로 융화되지 못한 탓이라는 평가다. 기업문화 창출의 실패는 시대 흐름을 따라잡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차량의 개발 지연, 강성노조의 퇴직자 연금과 의료보험료 등의 천문학적인 증가 등으로 이어져 매입가의 5분의1에 팔려나갈 수 밖에 없었다. 요즘 글로벌 기업의 최대 화두는 어떻게 하면 일하고 싶은 기업문화를 만들어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느냐에 맞춰져 있다. 이는 곧바로 기업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자발성을 키워낼 수 있는 기업문화는 감성과 창조성 같은 소트프 요소가 중시되는 지식산업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해마다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GE나 IBM, P&G 등은 일찍부터 기업문화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춰 이에 대한 투자와 실천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어 혜성 같이 등장한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나 세계적인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 등은 기업문화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나 아이콘으로 정착하며 세계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상했다. IBM을 오랫동안의 침체에서 건져 올린 루이스 거스너 전 회장은 “나는 기업문화가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승부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거스너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새뮤얼 팔미사노 역시 “세계 170개국에서 60~70개의 제품, 12개 소비자 분야를 보유한 거대 매트릭스 조직을 지시 및 명령으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시인했다. IBM은 혁신적 기업문화의 정착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세계 최다 특허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위 기업보다 1,000개 이상의 특허를 취득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중국 레노버에 PC부문 매각처럼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단행하고 정형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을 찾아 자신들의 보유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좋은 기업문화를 보유한 기업은 종업원의 신뢰와 참여, 일과 삶의 균형, 조직의 다양성을 반영한 문화 등을 갖춘 조직으로 평가 받는다. 기업문화가 좋을수록 경영성과가 양호하다는 것은 이제 일반론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 미국 포천지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의 주식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했을 경우 222.94%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S&P 500 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수익률이 3분의 1 수준인 73.83%에 그쳤다. 기업문화의 중요성은 시장경쟁이 치열한 업종일수록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R. 버트의 연구에 따르면 경쟁도가 낮은 산업(음료ㆍ출판ㆍ제약) 등의 경우 기업문화간 성과의 상관관계가 거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쟁이 치열한 섬유, 자동차, 항공 등의 경우 문화와 성과의 상관계가 저경쟁 업종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지난 1965년부터 전기설비를 만들어온 일본 기후현 남부의 미라이공업. 이 회사는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70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 이 회사는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고 오후 4시반에 퇴근하며 잔업과 야근은 금지 사항으로 사장이 직접 잔업하는 직원들을 쫓아낸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제품별로 최고 80%에 달하고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15%인 초우량 기업이다. 대기업인 마쓰시타와의 경쟁에서도 승리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창업자인 야마다 아키오 상담역은 “직원은 연극 무대에 선 배우로 막이 오르면 연기는 배우에게 맡기지 못하면 연극은 망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회사가 힘들수록 지원들을 기쁘게 해주는 감동경영을 통해 직원의 자발성을 길러냈고 이것이 곧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기업들도 최근 들어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새로운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미국식 경쟁시스템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성과주의가 도입되면서 직원간의 신뢰와 결속이 크게 훼손됐고 여성, 외국인 등으로 인력구조가 다양화되면서 종업원들의 가치관 충돌도 조직내 갈등의 잠복 요인으로 자리 잡아 새로운 기업문화 창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김은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매력적인 기업문화를 통해 사회에 기업가치를 알리고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질 정도”라며 “국내 기업들의 기업문화 개선 작업이 성공하려면 직원들을 진심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장기적이고 진심어린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8/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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