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물로 뒤돌아본 2006 법조계

'사법개혁 발언' 李대법원장 뉴스메이커로<br>민병훈 부장판사, 론스타 임원 영장 잇단 기각 논란<br>법조 브로커 사건으로 조관행 부장판사등 구속 파문<br>전효숙 '첫 여성 헌재소장' 끝내 물거품 '비운의 한해'

조관행 전 부장판사

금태섭 검사

민병훈 부장판사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

김재록씨

이용훈 대법원장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법조계에서 ‘뉴스메이커’들이 많이 등장했다. 사법부 최고 수장인 이용훈 대법원장이 특유의 달변과 파격 언사로 사법개혁을 외치며 뉴스를 몰고 다녔는가 하면 사법사상 처음으로 차관급 고위 법관이 뇌물 혐의로 구속돼 사법부에 일파만파의 충격을 가했다. 또한 단군 이래 최대 법조 브로커 비리로 평가되는 윤상림 사건 등 법조계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는 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다. 현대차, 론스타 등 굵직한 비리 사건들이 터지면서 재벌총수가 구속되고 고위 관료가 줄줄이 소환되는 등 파란만장 한 사건도 적지않았다. 화제의 인물을 중심으로 올 한해 법조계를 정리해 봤다. ◇법원-검찰 갈등 핵심에 선 이용훈 대법원장= 올해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용훈 대법원장은 단연 올해의 ‘뉴스메이커‘였다. 일반시민들까지 대법원장의 이름을 알 정도로 역대 대법원장 중에서 가장 유명인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대법원장은 영장심사 강화, 검찰조서 증거 능력 인정 등 검찰과 관계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법원과 검찰간의 극한 대립양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대법원장은 “검찰의 조서는 믿을 게 못 된다, 변호사의 서면은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는 발언으로 검찰, 변호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외에도 두산 박용오ㆍ용성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비판해 국민적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민병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영장 갈등의 핵심에 섰던 법조인. 민 부장판사는 론스타 임원들에 대한 영장을 잇따라 기각시켜 검찰이 재차, 3차 영장을 청구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민 부장판사는 2004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영장전담판사로 재직시절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을 정도로 불구속재판에 대한 소신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만해도 유죄가 확실시 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구속은 당연한 관행이었다. ◇김재록, 윤상림, 김홍수 등 브로커 파문=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많은 브로커들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비리 사건이 여럿 터져 나왔다. 법조브로커 김홍수씨는 ‘브로커 다이어리’를 통해 조관행 고등 부장판사, 김영광 검사, 민오기 총경 등 고위 공직자들을 구속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한때 회계법인의 대표이기도 했던 현대차 로비스트였던 김동훈씨는 지난 2000~2001년 현대차 계열사의 부채탕감 로비를 위해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 박상배 전 산업은행부총재, 연원영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진술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성공한 로비로 묻힐 뻔한 이번 사건은 금융계 엘리트’ 들이 구속돼 나란히 재판을 받는 씁쓸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재록씨는 연초에 수주 동안 머릿뉴스를 장식했던 인물. 한때 ‘컨설팅 업계의 신화, JR’ 로 불리던 인물이었으나 올들어 금융계 마당발 브로커로 지목돼 수사를 받았다. 이헌재 사단을 비롯한, 각종 정치ㆍ기업인들이 연루된 사건으로 비화되는 듯 했으나 결국 김재록씨와 정건용 산은총재만 기소돼 용두사미 격으로 끝날 조짐이다. ◇재계수사, 바짝 긴장한 경제계= 올해는 현대차 비리사건, 현대산업개발 비자금 사건, 삼성 에버랜드 CB 편법발행 사건 등 잇따른 검찰 수사로 재계가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재계 서열2위 그룹의 총수로서 구속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으며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비자금이 드러나 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 편법 발행 사건과 관련해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또 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 등과 관련해 변양호, 이헌재 등 전 재경부 고위 관료도 구속되거나 소환조사를 받았다. 특히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은 뇌물 사건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로 올 한해를 서초동에서 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명암 갈린 법조인들=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은 ‘첫 여성 헌재소장’ 탄생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결국 코드 인사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으로 물러나는 비운의 한해를 맞았다. 서울중앙지검 금태섭 검사는 한 일간지에 ‘수사받는 법’을 기고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수사 받을 경우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변호사의 도움을 청해라”고 조언해 현직 검사로서 부적절했다는 비판과 “피의자 인권을 고려한 참신한 내용의 기고였다”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결국 금검사는 이번 ‘필화’로 비수사부서로 발령을 받기도 했다. 채동욱(사진) 대검 수사기획관도 3월부터 진행된 현대차, 론스타 사건과 관련해 매일 기자 브리핑을 2회씩 여는 등 대검 중수부의 ‘입’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피의사실 공표와 국민의 알권리 사이에서 항상 줄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까다로울 수 밖에 없는 검찰 브리핑을 훌륭히 소화해내 ‘브리핑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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